‘플렉스 에티몰로지’란 ‘자랑용(flex) 어원풀이(etymology)’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쓰는 말들의 본래 뜻을 찾아, 독자를 ‘지식인싸’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작은 단서들로 큰 사건을 풀어 나가는 셜록 홈즈처럼, 말록 홈즈는 어원 하나하나의 뜻에서 생활 속 궁금증을 해결해 드립니다.다우리는 단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그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쓰곤 합니다. 고학력과 스마트 기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문해력 감소’라는 ‘글 읽는 까막눈 현상’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어는 사물과 현상의 특성을 가장 핵심적으로 축약한 기초개념입니다. 우리는 단어의 뜻을 찾아가면서, 지식의 본질과 핵심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학교를 떠난 이들의 지식 인싸력도 레벨업됩니다.
대게, 대나무 뿌리 모양 다리를 가진 게.
“미안한데, 마트 가서 고등어 한 마리랑 똘이 우유 좀 사다 줄래요?”
2007년 어느 늦은 봄, 서른세 살의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몸살 기운이 있던 아내가 장을 봐 달라며 돈을 건넸습니다. 꼬깃꼬깃해진 5,000원권의 율곡 선생처럼, 그 무렵 우리 가족의 삶도 고단했습니다. 맨주먹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살림살이가 항상 빠듯했습니다. 월급에서 대출금에 집세를 덜고 나면, 아이 옷 한 벌 사는 데도 여러 차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알았어요, 금방 다녀올게.”
마침 담배도 떨어졌길래, 잘됐다 싶었습니다. 운동복 차림으로 마트를 향해 걷습니다. 3년 전만 해도 꽤 세련된 옷이었는데, 어느새 색이 바래고 무릎이 나와 후줄근해 보입니다. 싱글 시절 나름 화려했다가, 시나브로 초췌해진 내 모습처럼. 마트 인근에 다다르니, 놀러 나온 가족들이 눈에 띕니다. 근처 놀이공원에서 나오는 부부와 아이들의 활짝 웃는 모습이 행복해 보입니다. 앓고 있는 아내와 TV 앞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세 살 아이가 눈에 밟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