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묀헨글라트바흐(독일)=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 위치한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1부리그) 묀헨글라트바흐 훈련장. 오전 트레이닝이 진행되는 가운데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주인공은 독일 출신의 한국계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2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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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가 훈련을 마치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석무 기자 |
‘파이터’ 기질을 가진 미드필더답게 카스트로프는 훈련 내내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선수들이 좁은 공간에서 공을 패스하고, 뺏는 훈련을 할 때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공격 팀에 있을 때는 후방에서 공을 뿌려주는, 수비 팀에 있을 때는 가장 앞에서 압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훈련장을 찾은 현지 팬들은 이번 시즌 팀에 가세한 카스트로프에 대해 큰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분데스리가 시즌 개막 후 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1무 2패에 그친 상황이라 새로운 선수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마침 이날 훈련은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물러나고 대신 지휘봉을 잡은 오이겐 폴란스키 감독대행이 처음 지휘하는 훈련이어서 팬들의 관심이 더 뜨거웠다.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카스트로프를 만났다. 훈련 스케줄 탓에 긴 시간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당신을 보기 위해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그의 얼굴에는 환하게 웃음꽃이 피었다.
카스트로프는 한국 대표팀 경험에 대해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좋았다”며 “캡틴(손흥민)을 비롯해 선수들이 모두 내게 잘 대해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브라질-파라과이와 상대하는 10월 A매치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아직 한국에서 경기를 치러본 적 없는 카스트로프는 “기회가 온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면서 “계속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속팀 내 입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세오아네 감독 시절 카스트로프는 컵대회를 포함해 3경기를 치렀지만, 출전 시간은 30분 남짓이었다. 전력 외로 분류된 것은 아니었지만 전임 감독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카스트로프는 “그 부분은 내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며 “감독님의 계획과 지시에 잘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임시 사령탑을 맡은 폴란스키 감독이 미드필드진에 크게 신경쓰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이날 첫 훈련에서도 중원에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을 주고받는 걸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 매체인 ‘독일 글라트바흐라이브’는 “폴란스키 감독이 중앙 미드필더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카스트로프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카스트로프는 한국 대표팀은 물론, 소속팀 묀헨글라트바흐에서도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그가 내년에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기 위해선 소속팀 출전이 중요하다.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는 한국 대표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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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훈련에서 공을 빼앗기 위해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옌스 카스트로프. 사진=이석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