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도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임통장’을 내놓는다. 모임통장은 여러 사람이 함께 계좌를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인데, 금융사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상품이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하반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모임통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모임통장 수요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 SBI·OK 등 대형 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의 전산망을 사용하는 뱅킹 앱인 ‘SB톡톡플러스’를 이용 중이다. 소비자들은 이 뱅킹 앱의 금융상품몰에 접속해 모임통장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모임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 출시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고객들은 모임통장을 개설하고, 연계된 체크카드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동호회나 친구 모임을 위한 ‘지인용’과 가족과 커플을 위한 ‘가족용’ 등 두 가지로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대표적 모임통장인 신한은행 ‘쏠 모임통장’과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기본금리가 연 0.1%에 불과하다. 저축은행들은 이보다는 높은 금리를 부여할 예정이다.
모임통장은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는 상품이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 입장에선 신규 고객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저축은행은 대출 영업 직격탄을 맞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예·적금 금리도 낮추면서 고객이 대거 이탈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수신 잔액은 지난 2월 기준 100조5769억원으로 꾸준히 줄며 100조원이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2년 전인 118조9529억원보다 15.4% 감소해 18조원 넘게 줄었다.
저축은행 입장에선 시중은행 대비 조금 더 높은 이자를 주더라도 저원가성 예금을 유치하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 한번 유입된 이들을 저축은행의 각종 특판 상품으로 유인할 수도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해 대출을 축소하고 있어 예금이 줄어들고 있다”며 “조만간 출시되는 모임통장을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