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술마시면 현장 출입금지"가 사용자 판정 근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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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단독] "술마시면 현장 출입금지"가 사용자 판정 근거라니…

업데이트 : 2026.06.19 18:25 닫기

주요 건설사 결정문 살펴보니
음주단속·안전앱 운영 등
당연한 안전의무 준수가
원청 교섭 부담 '족쇄'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울산 플랜트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를 대상으로 음주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안전관리자가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해 기준선을 넘으면 당일에 현장 출입을 제한한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 등 중요한 안전수칙을 위반한 근로자도 '원 스트라이크 아웃' 방식으로 퇴출했다.

산업재해를 막기 위한 이 같은 안전관리 조치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 이후 줄줄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19일 매일경제가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주요 건설사의 사용자성 판단 사건 결정서를 분석한 결과, 노동위원회는 원청의 안전관리 조치와 작업통제권 등을 사용자성 판단의 주요 근거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엔지니어링 사건에서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원청이 안전보건 관리 규정을 하청 근로자에게도 적용해 작업 환경을 정하고 있다"며 "노조가 요구한 노동 안전보건 교섭 의제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물산은 비계 조립·해체, 5m 이상 동바리 설치, 콘크리트 타설 등 고위험 작업에 대해 본사 차원의 위험성 평가와 기술 검토를 한 점이 사용자성 인정의 근거가 됐다. SK에코플랜트는 하청업체가 위험성 평가, 작업계획, 보호구 착용 여부를 입력하고 원청이 확인하는 안전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했다가 하청 근로자의 작업 환경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지녔다고 판단됐다.

건설 업계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원청이 현장 안전을 직접 챙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같은 관리 행위가 노란봉투법에선 사용자성 인정의 근거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푸념한다. 안전관리 책임을 다할수록 하청 노조와 교섭 의무가 커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조지연 의원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 책임은 강화해놓고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과도하게 확대하면 기업들이 노사관계 대응에 더 큰 부담을 지게 된다"며 사용자성 판단의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박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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