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된 1400원대 환율…환노출 ETF가 더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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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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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 환노출형 수익률이 헤지형을 웃돌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한 뒤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새 표준)로 굳어지면서다. 당분간 무역 분쟁과 한·미 관세 협상 추이 등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자산 일부를 헤지형 ETF로 분산하라는 게 증권가 조언이다.

◇환노출 수익률이 4배 이상 높아

'뉴노멀' 된 1400원대 환율…환노출 ETF가 더 벌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미국 ETF 중 환노출형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환헤지형의 4~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가 선호하는 종목인 ‘TIGER 미국S&P500’이 대표적이다. 지난 한 달간(9월 16일~10월 16일) 환노출형이 3.86% 오를 때 환헤지형인 ‘TIGER 미국S&P500(H)’는 0.86% 상승하는 데 그쳤다.

환노출형 상품은 환율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다. 요즘과 같이 원·달러 환율이 높은 시기엔 환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반면 상품명에 ‘(H)’가 붙는 환헤지형 ETF는 환율을 미리 고정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분만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다.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비슷하다. ‘TIGER 미국나스닥100’은 같은 기간 환노출형이 4.91% 상승했는데 환헤지형은 이보다 낮은 1.83% 올랐다. ‘KODEX 나스닥100’과 ‘KODEX 나스닥100(H)’도 각각 4.85%, 1.81%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큰 폭으로 뛴 미국 반도체 ETF 수익률도 3%포인트 이상 차이 났다. 미국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RISE 미국반도체NYSE’는 환노출형 수익률(15.42%)이 환헤지형(12.33%)보다 높았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의 환노출형은 같은 기간 1% 올랐으나 똑같은 구조의 환헤지형 상품은 1.97% 손실을 기록했다.

◇“변동성 시기, 환헤지에 분산을”

투자자 자금은 최근 들어 환노출형 상품으로 쏠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다.

최근 한 달간 TIGER 미국S&P500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4478억원 순유입됐는데 환헤지형엔 9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48억원만 유입됐다. 같은 기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 순매수액은 79억원에 달했는데 환헤지형만 따져보면 407억원 순유출됐다.

해외 ETF 투자자가 환율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급등해온 원·달러 환율이 다소 진정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어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98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조도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다만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도 끝나지 않았다”며 “교역 환경 변화와 금리 경로 수정, 무역 협상 등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어 한쪽으로만 베팅하기 어렵다”고 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큰 시기엔 포트폴리오 일부를 환헤지형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며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우상향할 것이란 믿음이 있다면 환차익을 볼 수 있는 환노출형을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가 목적이라면 환노출형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조언이다. 환헤지형 상품은 환율을 고정하기 위한 헤지 비용이 따로 발생하는 만큼 장기 투자하면 그만큼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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