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50% 뛰었다…"왜 안 샀을까" 개미들 후회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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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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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주가 모처럼 불을 뿜으면서 개인 투자자가 환호했다. 투자자 사이에선 상승 추세가 길게 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낙관적 기대감이 주가에 과하게 반영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악재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선도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엘앤에프·에코프로 일주일 만에 50%대 '급등'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13~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엘앤에프다. 일주일 만에 주가는 7만1400원에서 11만1000원으로 55.46% 급등했다. 에코프로머티(42.42%), 포스코퓨처엠(32.26%)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SDI(23.43%), LG에너지솔루션(20.72%) 등 대형 셀업체 주가도 껑충 뛰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2차전지주 강세가 눈에 띄었다. 엘앤에프의 모회사 새로닉스 주가가 59.68% 급등한 가운데 에코프로(57.47%), 에코프로비엠(43.37%), 천보(40.07%)도 불기둥을 세웠다.

2023년 개인 투자자들은 2차전지주를 대거 사들이며 '2차전지 광풍'을 주도했다. 이후 주가가 우하향하며 쓴맛을 봤는데, 최근 주가 반등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에코프로 종목토론방에 "포모(FOMO·소외 공포)를 느끼고 있다. 2차전지주를 사지 않은 게 후회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신중론' 여전…"순환매 성격에 무게"

다만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업종에 대한 신중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여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시각에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의 최근 상승은 실적 전망치 상향에 근거한 상승보다는 순환매 성격의 상승에 더 가깝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양극재 업체가 3분기 호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일시적 요인에 기댄 것일 뿐 구조적 흐름을 바꾸기엔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실적에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투자에 따른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가치보다 저렴하게 인수해 회계상 이익을 봤다는 뜻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미국 정부는 이달부터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이르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2차전지 기업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SKIET·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천보 등 주요 2차전지 업체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에 비해 19% 하향 조정됐다.

주 연구원은 "과거 2차전지 업체 주가는 영업이익 전망치와 함께 움직였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 둔화세가 확인되면 실적과 주가에 대한 눈높이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도 "보조금이 사라진 이번 4분기부터 미국 전기차 시장 수요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셀 3사의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8%에 달한다. (전기차 수요 감소는)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SS 수혜 업체에 선별 투자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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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빈자리는 ESS가 대체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산업이 커지며 전기를 저장하는 ESS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이 공급망 안정화와 보안 문제 등으로 중국산을 배제하는 정책을 연달아 내며 국내 기업이 반사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ESS 업체인 플루언스 에너지 주가도 급등했다.

다만 양극재 업체가 누릴 혜택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선별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미국 ESS 시장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형성될 전망인데,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아직 니켈·코발트·망간(NCM)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엘앤에프는 내년 하반기부터 LFP 양극재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 연구원은 "비중국 양극재 업체 중 LFP 양산을 준비하는 곳은 엘앤에프뿐"이라며 "판매자 우위 시장 환경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엘앤에프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높였다.

주 연구원도 "전기차 수요 둔화가 실적에 온전히 반영된 후 본격적인 2차전지주 매수에 나서는 전략을 권고한다"며 중저가 배터리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고, 테슬라 밸류체인(가치사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엘앤에프를 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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