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앓을 가능성 A형-O형 차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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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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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혈액형이 뇌졸중에 가장 취약하고 O형에서 뇌졸중 위험이 가장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신경학과 스티븐 J. 키트너 박사와 브랙스턴 D. 미첼 박사팀은 혈액형 A를 가진 사람들이 60세 이전에 허혈성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다른 혈액형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고 미국신경학회(AAN)가 발행하는 '신경학 저널(Neurology)'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존에 발표된 48개의 대규모 연구 데이터를 분석해 18세부터 59세까지의 뇌졸중 환자 1만 7000명과 건강한 대조군 60만 명의 유전적 데이터를 비교했다.

그 결과, A형 사람들은 조기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평균 1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O형인 사람들은 뇌졸중 위험이 12%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혈액형을 결정하는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A형이 혈액 응고(blood clotting)와 관련된 생리적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했다.

키트너 교수는 "A형 혈액형인 사람들은 혈소판, 혈관 내피세포, 혈액 응고 단백질 등의 작용 방식이 달라 혈전(피떡)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로 가는 혈류가 막히면서 발생하는 뇌졸중의 한 형태로, 전체 뇌졸중의 약 80~87%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주로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혈전(피떡)으로 인해 혈류가 차단되면서 뇌 조직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되는 것이 원인이다.

A형인 사람들은 깊은 정맥 혈전증(DVT), 즉 다리 정맥에 혈전이 형성되는 질환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와 같은 혈액 응고 경향이 뇌졸중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혈액형 외에도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고혈압(Hypertension): 전 세계적으로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고콜레스테롤(Hypercholesterolemia): 혈관 내 플라크(plaque) 형성을 촉진해 혈류를 차단할 수 있다.
△흡연(Smoking): 혈관 손상을 유발하고 혈전 생성을 증가시킨다.
△비만 및 신체 활동 부족(Obesity & Physical Inactivity):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며, 혈관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유전적 요인이 뇌졸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혈액형이 뇌졸중의 절대적인 위험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첼 교수는 "혈액형 A를 가진 사람이라 해서 무조건 뇌졸중 위험이 높은 것은 아니다"며 "기존의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개인별 혈전 위험도를 평가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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