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이직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성과급 지급, 연봉 계약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이직이 활발해지는가 하면 직장인들 스스로 당장 회사를 옮길 계획이 없어도 현재 연봉과 직무, 성장 가능성 등을 시장에서 평가 받으려는 추세도 확인된다.
성과급 받고, 연봉계약 끝나고…이직에도 '제철' 있다는데
직장인들 사이엔 알려진 공식이 있다. 성과급 수령 직후, 프로젝트 종료 시점, 연봉협상 완료 후가 대표적인 '이직 적기'라는 것이다. 채용 시장 문이 넓게 열리는 시점에 맞춰 이력서와 프로필을 정비하고 스카우트 제안을 받을 확률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이때 함께 늘어난다.
최근엔 이직 시즌 자체도 길어지는 분위기다. 과거엔 대부분 기업이 1분기 안에 연봉협상과 계약을 마무리했지만, 핵심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 2분기에 보상 협의와 성과급 지급을 진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경기 둔화 여파로 상반기엔 보수적으로 인건비를 집행하고 하반기 초입부터 경력직 중심의 '핀셋 채용'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직장인 이직도 2분기에서 3분기까지 길게 이어지는 흐름이다.
직장인들에게도 '트랜스퍼 윈도우'(이직 적기)가 생긴 셈. 회사에 다니는 동안에도 시장이 가장 활짝 열리는 시점을 골라 움직이려는 '똑똑한 이직'이 일상화됐다는 얘기다.
데이터로 보니…스카우트 제안, 여름부터 더 거세졌다
실제 이직 시장의 움직임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17일 한경닷컴이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 리멤버와 스카우트 제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월별 이직 제안 비중은 해마다 하반기로 갈수록 살아나는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1월 6%, 4월 8.9% 수준이던 비중이 7~9월에는 9.2~9.3%로 올랐고 11월(9.4%), 12월(9.7%)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2024년엔 여름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 6월 7.9%였던 비중이 7월 11.2%, 8월 12.3%까지 치솟았다. 2023년 역시 7월 10.7%, 8월 10.1%로 유사한 패턴이 반복됐다.
기업 입장에선 상반기 보상 체계를 정리한 뒤 핵심 인력을 보강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직장인 입장에선 현재 처우를 확인한 뒤 이직 시장을 본격 탐색하는 시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리멤버 관계자는 "연봉 협상 이후에 2분기 직장 내에서 직장인들이 이직에 대한 이야기와 고민을 나누고, 실제 이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는 분위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제는 '커리어 MTS'…늘 시세는 본다
이직이 더 이상 퇴사를 전제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도 눈에 띈다. 요즘 직장인들에겐 커리어도 관리해야 할 일종의 '자산'이 됐다. 주식 투자자들이 수시로 자산 흐름을 점검하듯, 자신의 프로필에 들어오는 스카우트 제안 수와 연봉 수준을 통해 현재 몸값을 체크한다.
리멤버 커뮤니티에선 "이직 생각은 없지만 스카우트 제안이 얼마나 오는지 보며 시장 온도를 가늠한다"거나 "몸값 확인 차원에서 프로필을 열어둔다"는 반응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이른바 '커리어 MTS' 현상이다. 당장 매도·매수를 하지 않아도 화면은 켜두듯, 직장인들 역시 당장 이직하지 않더라도 시장과 연결된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리멤버 관게자는 "이직 시즌이 아니어도 미래를 준비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당장 회사를 떠나지 않아도 내 프로필에 찍히는 ‘스카우트 제안 수'가 곧 내 커리어 자산의 건전성처럼 여겨지고 있어 항상 기회를 열어두는 직장인들의 새로운 이직 행태가 생겨난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봉 맞춰줄게, 팀도 바꿔줄게"…카운터 오퍼의 유혹
이직 시즌이 무르익을수록 함께 늘어나는 장면도 있다. 사직 의사를 밝힌 직원에게 회사가 뒤늦게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카운터 오퍼다.
리멤버 커뮤니티에는 "연봉 협상 후 이직을 결정했는데 막상 사표를 내니 연봉을 올려주겠다고 한다", "새 회사 입사일이 정해졌는데 현 회사가 팀 이동과 처우 개선을 제안하며 붙잡고 있다"는 글이 잇따른다. 남는 것이 맞는지, 떠나는 것이 맞는지 결론 내리기 어려운 이유다.
카운터 오퍼는 얼핏 합리적인 해법처럼 보인다. 익숙한 조직에 남으면서 보상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돈이 퇴사 결심의 전부가 아니다. 성장 정체, 역할 불만, 관계 갈등, 조직 문화 피로감처럼 금전 외 이유가 함께 쌓여 있었다면 처우 개선만으로는 근본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카운터 오퍼가 해법이라기보다 '퇴사의 연기'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안경옥 리멤버 헤드헌팅 그룹 에버브레인써치 대표는 "20년 넘게 수많은 인재의 이직 과정을 지켜본 결과 카운터 오퍼는 대개 해결책이 아닌 '이직의 연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 번 사표를 냈던 직원은 조직 내에서 '언제든 떠날 사람'으로 각인돼 무형의 신뢰 자산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성장 정체나 관계 갈등 등 금전으로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원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결국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며 "진짜 이직을 결심했다면 보상보다 떠나려는 본질적인 이유를 먼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민성/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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