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월세인데, 내 친구는 자가" … 양극화 심해지는 '이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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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09 07:00 수정2025.04.09 07:11

"난 월세인데, 내 친구는 자가" … 양극화 심해지는 '이 세대'

청년 세대의 주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초반에 전세에서 사는 비율은 줄어드는 반면 월세나 자가 비율은 늘어나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분당 일대 전경. 사진=임형택 기자

재건축을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분당 일대 전경. 사진=임형택 기자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생애과정 이행에 대한 코호트별 비교 연구: 혼인·출산·주거'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 결과 31∼35세(이하 30대 초반) 연령대 가구원 중 월세 형태 비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월세 비율, 자가 비율 '동반 상승'

보고서는 5년 단위로 시행되는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를 코호트(공통된 특성을 가진 사람들 집단) 분석해서 1970∼1974년생, 1975∼1979년생, 1980∼1984년생, 1985∼1989년생 일반가구원의 주택 점유 형태를 분석했다.

"난 월세인데, 내 친구는 자가" … 양극화 심해지는 '이 세대'

월세 거주 비율은 1970∼1974년생이 30대 초반이던 때에는 17.3%에 불과했다. 이후 1975∼1979년생이 30대 초반이 된 시기까지도 19.0%로 20%를 밑돌았다. 1980년생 이후로 갈수록 월세 비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 1980∼1984년생 경우엔 20.8%, 1985∼1989년생은 21.3%로 계속 증가했다. 30대 초반에 월세로 사는 사람이 5명 중 1명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난 월세인데, 내 친구는 자가" … 양극화 심해지는 '이 세대'

자기 집에서 사는 사람의 비율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30대 초반 자가 거주 비율은 1970∼1974년생이 48.1%, 1975∼1979년생이 46.6%, 1980∼1984년생이 51.1%, 1985∼1989년생이 49.0%로 약간의 등락은 있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자가 거주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난 월세인데, 내 친구는 자가" … 양극화 심해지는 '이 세대'

월세와 자가 비율이 늘어나는 사이 30대 초반 시기 전세 거주 비율은 점차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최근 진행된 부동산 시장의 폭등과 맞물려 주거 점유 형태에서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적으로 여력이 되는 청년은 전세 대신 자가, 여력이 없으면 월세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먼저 청년들의 전세 자체를 꺼리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 청년층 주거 형태는 비아파트 전세가 일반적이었는데, 이 부분이 전세사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비아파트 월세가 대세가 됐다"며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전세가 다시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무주택 청년 내집마련 위해 ... "정부 지원 늘려야"

동시에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험이 늘어나면서 자가 선호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윤 위원은 "내 집 마련은 결혼이나 출산 등 생애주기에 큰 영향을 받는데 과거에는 전세로 시작했다면 요즘은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고 있다"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로 부동산 투자 자체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청년의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늘어야 한다고 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공공 부문에서 물량을 늘리고 청년을 위한 청약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청년들에게도 기본적인 자금 준비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양 수석은 "부동산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사회 초년생 때 당장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소득을 잘 관리해 자금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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