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2026 1인가구 보고서' … 그들이 사는 방식
N잡러 비중 4년새 18%P↑
예·적금 줄이고 빚투 적극적
국내 주식·코인 등 공격투자
전세난에 월세비중 절반 육박
비싼 아파트→오피스텔 선회도
'나 혼자 사는' 1인가구에서 본업 외 부업을 갖는 'N잡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등 각종 생활비가 치솟으며 하나의 직업만으로는 삶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1인가구는 이처럼 부업을 통해 여유·비상자금을 마련하고, 주식 등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성향도 강하게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9일 '2026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한국 1인가구의 일상과 금융생활을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5~59세 남녀 1인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발행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편적 가구 형태가 된 1인가구를 조명하기 위해 2014년부터 2년에 한 번씩 공개된다. 1인가구는 여러 가지 직업 활동을 병행하느라 바쁘게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업 외에 부업을 하는 N잡러의 비율이 59.6%로 집계됐다. 2022년만 해도 42%로 절반이 채 안 됐으나 이제는 열에 여섯이 1개 이상의 부업을 하는 셈이다. N잡러 1인가구 비중은 20대에서 69.1%로 가장 높았으며 40대(59.1%)와 50대(47.8%)에서도 낮지 않았다. N잡이 1인가구의 보편적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부업 많을수록 자산관리 탄탄 자평
눈에 띄는 점은 부업을 많이 할수록 본인의 자산관리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부업이 2개 이상인 응답자의 21.1%는 본인의 노후 준비 수준이 우수하다고 답했다. 부업이 없는 사람(14.8%)보다 6%포인트 이상 높다. 자산관리도 마찬가지였다. 부업이 2개 이상인 사람의 33.0%가 자산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부업이 없는 사람은 21.3%에 그쳤다.
응답자 중 절반은 1인 생활을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비자발적으로 시작했다고 답했지만, 막상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만족도는 낮지 않았다. 1인가구 만족도는 2020년 57%에서 올해 73.5%로 높아졌다. 1인 생활을 지속할 의향이 크다(58.3%)고 답한 응답자도 작다(8.9%)는 사람보다 많았다. 1인 생활 지속 의향이 높은 사람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혼자가 편해서'(61.4%)였다.
그렇다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여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1인가구가 생활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꼽은 분야는 경제·재무(67.3%)였다. 경제적 만족도가 낮은 이유로는 '경제적 기반이 불충분해서'가 60.7%로 가장 많았다. 특히 '자산관리와 재테크가 어렵다'는 응답은 2년 전보다 5.2%포인트 늘었다.
1인가구는 예금이나 적금 대신 대출을 받아서라도 주식 투자의 파이를 키우는 성향이 강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예·적금 비중(28.3%)은 2년 전보다 7.8%포인트 감소한 반면 '주식·ETF'(21.1%)는 6.1%포인트, '가상자산'(3.5%)은 1.3%포인트 증가했다. 은행에서 증권사 등으로의 '머니무브'가 1인가구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대출 보유자의 대출을 통한 투자 경험(34.0%)도 2024년(28.8%)보다 5.2%포인트 높아졌다. 향후 1년 안에 가입 의향이 가장 높은 상품은 '국내 주식·ETF'(42.1%)로, 2024년보다 18.7%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23일까지 진행된 터라 최근 코스피 급락 이후의 심리는 반영하지 못했다.
◆1인가구 자가 비중 소폭 늘어
한편 1인가구의 가장 보편적 주거 형태는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해진 전세난에 1인가구의 전세 거주 비중은 2년 전보다 6.6%포인트 감소한 23.4%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월세 가구 비중은 3.7%포인트 늘어 절반(48.8%)에 가까워졌다.
그 대신 자가 비중도 23.8%로 소폭(2%포인트) 증가했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전셋값이 폭등하는 가운데 전세를 거쳐 내 집 마련을 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월세에 살거나 오피스텔과 빌라 등 바로 자기 집을 사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1인가구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열망도 강했다. 집이 없는 1인가구 가운데 주택 구입 의향이 크다고 밝힌 응답자 비중은 61%로 2년 전에 비해 5.1%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20대(68%)와 30대(67.9%)는 70%에 육박할 만큼 내 집 마련을 향한 갈망이 컸다.
KB금융 경영연구소는 "1인가구는 더 이상 특정 세대에 국한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누구나 생애 어느 시점에 마주할 수 있는 삶의 한 형태"라며 "이번 보고서가 1인가구의 실제 삶을 이해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설계와 공공·민간의 정책적 논의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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