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서울 면적의 80%에 해당하는 산림을 태워버리고 일주일여 만에 진화된 경북지역 산불이 땅에 남긴 상흔을 위성이 포착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8일(현지시각) 지구관측위성 랜드샛9호가 촬영한 경북 산불 피해 지역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4일 촬영한 이 사진에는 동-서로 80km 이상에 걸쳐 불에 탄 지역이 다른 지역과 대비돼 선명히 드러나 있다.
위성에 탑재된 대지이미지센서(OLI-2)로 촬영한 이 사진은 단파장 적외선, 근적외선, 가시광선 파장으로 촬영한 것을 합쳐 완성했다. 색상은 실제 색상이 아니라 불에 타지 않은 지역(녹색)과 불에 탄 지역(갈색)을 대비하기 위해 임의로 입힌 것이다.
이번 산불은 지난달 22일 경북 의성군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뒤 강한 바람을 타고 다음날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인접 지역으로 급속히 번져갔다. 강한 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산불이 삽시간에 확산하면서 내륙에서 해안에 이르는 동서 80㎞ 지역이 화마에 휩싸였다. 특히 25일엔 순간 풍속이 초속 27m에 이르는 강풍이 불어 피해가 더욱 커졌다. 28일 비가 내린 것을 계기로 주불이 잡히기 시작해 8일만에 산불은 모두 진화됐지만 4만8천㏊의 산림이 불에 타고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주택, 산림, 농작물, 문화재를 포함해 1조원이 훨씬 넘는 재산피해가 났을 것으로 보고 경북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2021년 발사된 랜드샛9호 위성은 고도 700㎞의 극궤도를 돌면서 8일 주기로 지구의 동일한 지역을 재방문해 해상도 30m의 정밀도로 관측할 수 있다. 극궤도란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따라 도는 궤도를 말한다. 지구 전체를 주기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위성의 주된 임무는 산림, 농작지, 도시, 해안선 등 지구 표면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 랜드샛은 1972년 시작된 미국 정부의 장기적인 지구 관측 프로젝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