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안 토마스코 첫 개인전
선·면 중시 스위스 추상화가
피비갤러리서 11월 7일까지
형형색색의 곡선이 화면 위를 유영하듯 흐르고 있다. 어딘가는 흐릿하고 어딘가는 선명하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위스 출신 작가인 릴리안 토마스코가 어느 날 꿈에서 깨어나 그 꿈의 끝자락을 캔버스에 붙잡아둔 것이다. 제목은 'Seeing Things(hiding in shallow spaces)'(2025). 존재하지만 볼 수 없는, 그래서 좁은 공간에 숨은 것 같은 무의식의 세계를 시각화하고자 한 작품이다.
릴리안 토마스코의 한국 첫 개인전 'Seeing Things'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피비갤러리에서 오는 11월 7일까지 열린다. 작가의 새로운 연작이자 전시 제목이기도 한 'Seeing Things'는 '무언가를 보는 것'을 의미하지만, 작가는 작업을 통해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현실 세계를 넘어 직접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무의식과 감정, 미묘한 분위기까지 화면에 담아냈다.
토마스코의 작업은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는 2000년부터 10여 년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침구, 옷, 커튼 등 주변의 일상적인 사물들을 촬영하고 이를 추상화한 형상을 회화적 요소로 활용했다. 구겨진 천이 만든 선을 따라 아크릴과 스프레이 페인트로 붓질을 쌓아가면서도, 캔버스 위에는 오로지 선과 면만을 남겼다. 특히 정돈되지 않은 침대는 토마스코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프로, 자고 일어나면 사라지는 감정과 꿈이라는 내면 세계를 상징한다.
토마스코는 "우리는 우리 삶과 행동 그리고 세계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다른 어떤 것, 즉 '어두운 물질'(꿈)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매일 밤 우리는 그 속으로 잠기고 그것과 연결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존재하면서도 명명하거나 소유하거나 공동의 영역으로 편입시키려는 우리의 모든 시도를 언제나 벗어난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작업을 통해 꿈과 무의식의 세계에 천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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