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반짝이는 선수가 아닌, 꾸준히 반짝이는 선수가 되겠다.”
올 시즌 후반기 두산 베어스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투수는 다름아닌 신인 최민석(19)이다.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자마자 첫해부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최민석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4회 포함 3승2패, 평균자책점(ERA) 2.61, 32탈삼진, 19볼넷을 기록했다. 피안타율(0.209), 이닝당 출루허용(WHIP·1.10) 등 세부 지표도 준수하다. 올해 처음 KBO리그 무대를 경험하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투심)과 스위퍼의 위력도 날이 갈수록 배가되고 있다.
특히 후반기 3경기에서 QS 2회 포함 2승무패, ERA 0.53(17이닝 1자책점)의 빼어난 투구를 자랑했다. 세부 성적도 14탈삼진, 3볼넷, 피안타율 0.182, WHIP 0.76으로 웬만한 정상급 투수를 떠올리게 한다. 신인을 포함한 저연차 선수들은 집중견제가 들어올 때 급격하게 흔들리기도 하지만, 최민석에게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그를 KBO리그 통산 123승을 거둔 손민한에 빗대며 “(최민석이) 선발투수로는 완성형이라고 본다”고 극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민석이 본격적으로 투수를 시작한 시기는 서울고에 입학한 이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위력적인 투심을 던진다는 것은 그의 습득력이 남다르다는 증거다. 최근 ‘스포츠동아’와 만난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투수를 시작했다”며 “그때 메이저리그(MLB)를 보다가 투심이 변화하는 궤적이 멋있어 보여서 한 번씩 따라하곤 했다. 손에 잘 맞는 느낌이 들어서 계속 던지게 됐다. 못 던지는 구종도 있지만, 나한테 잘 맞는 공은 빨리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에 입단한 직후부터 쉴 틈 없이 자기계발에 힘쓴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최민석은 “아직 투심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지난겨울 이천(마무리캠프)에서 최대한 많이 던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손에 익은 느낌”이라며 “퓨처스(2군)팀에서 권명철, 오노(카즈요시) 코치님이 많이 알려주신 덕분에 결과가 좋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스위퍼도 불펜피칭 때 많이 던지다 보니 많이 좋아졌다. 항상 여러 가지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던지곤 한다”고 설명했다. ‘공부하는 투수’의 마음가짐이 엿보였다.
1군에서 이름을 각인하고 있지만, 현실에 안주할 수 없다. 최민석은 “입단 첫해부터 1군에서 뛰고 싶다는 꿈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계속 1군에서 던지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며 “지금도 하루하루 새로운 것들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선발로테이션을 돌면서 루틴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만 반짝이는 선수가 아닌, 꾸준히 반짝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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