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트럼프, 북한을 짐 아닌 자산으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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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는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관계를 일종의 짐이 아니라 미래의 자산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언젠가 하노이딜(미북 하노이 협상)이 다시 이어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계를 관리하는 기조가 됐을 때, 개인적인 종교적 신념에 기초해 북한의 종교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연계시킬 것이라는 상상을 못 할 이유가 있을까"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총리는 이날 자신의 민주화 운동 경력과 1990년대 의정활동을 통해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힘쓴 점 등을 설명하며 "한미관계는 훨씬 성숙한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적 가치동맹으로 변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젊을 때는 제삼 세계론이 있었고,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이 중국 러시아 등등 주변국을 볼 때 유일하게 영토적 야심을 갖지 않는 국가인 미국을 선택했고 한미동맹이 유지됐다"고 했다. 이어 김 총리는 "1980년대 한미관계와 2020년대는 다르다"며 "세상이 변하면 영점을 바꿔야 한다"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했다.

한미는 인적·문화적 교류로 지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고, 미래 전략적으로도 강력한 파트너십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누구나 주변을 보면 사돈에 팔촌까지 하면 미국에 사는 사람이 한명쯤 있을 만큼 많은 한국인이 미국에서 살고, 공부하고 있다"며 "뿌리 깊은 인적교류로 지금은 문화적으로 동화의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미는 태평양을 공유하고 있고 세계적 큰 변화의 시대에서 서로 (태평양의) 반대편에 있다는 점은 파트너로서 전략적 가치가 있다"며 "미국은 일본으로부터도 진주만을 침공당해본 적이 있지만 한국은 그런 경험과 역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마가'(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는 좋은 얘기며 미국이 그런 (자국민을 우선하는) 여러 정책을 펴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한국과 함께일 때, 한국과 적절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때 미국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이 자국 안보와 세계 전략을 위해선 해군 선박을 건조해야 하는데 법적 제약에 막혔다"며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정교하게 선박을 만드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건조하는 방법을 현실화시킬 방법은 없겠는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김 총리는 또 "미국 내 코리아타운이 과거 '신라방'처럼 문화 거점 역할을 하거나, 한국이 아시아·아프리카에만 농업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미국 땅을 사서 농장을 짓는 미래 상상해볼 수 있다"라고도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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