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설난영 저격한 유시민 향해 "아내와 나는 동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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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유시민 씨가 잘 모르고 하는 말"
"남의 집 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고 함부로 얘기"
권영국도 유시민 향해 "사과하라" 성명
"노동자 여성의 삶 비하할 권리 없다"

1981년 9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설난영 씨의 결혼 사진. 설 씨는 웨딩드레스가 아닌 원피스를 입고 식을 올렸다. (사진 = 김문수 후보 측 제공)

1981년 9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설난영 씨의 결혼 사진. 설 씨는 웨딩드레스가 아닌 원피스를 입고 식을 올렸다. (사진 = 김문수 후보 측 제공)

"유시민 씨가 내 아내가 나와 결혼할 때 고졸이었고 공장에 다니는 여자였다며 여러 가지 이야기했던데 잘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금속노조의 청년부장과 여성부장을 맡아 일하고 있을 때 서로 알았고 우리는 동급이었습니다." (아내 설난영 씨를 향한 유시민 씨의 발언을 전해 듣고 김문수 후보가 한 발언 中)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아내 관련 발언과 관련해 "김문수가 설난영이고 설난영이 김문수다"라고 공식적 입장을 밝힌 가운데 김재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비서실장과의 통화에서도 이를 언급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김 비서실장은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도 유세 현장의 후보님께 전화를 연결해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여론조사를 보고하고 승리가 멀지 않았음을 알려드렸다"면서 "그 과정에 김문수 후보로부터 들은 바를 그냥 넘길 수 없어 기록으로 남긴다"고 운을 뗐다.

김 비서실장에 따르면 김문수 후보는 "저는 7남매의 6번째인데 형제간에 저 혼자 대학을 졸업했을 뿐이다. 집안 형편상 큰 누님은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나머지 형제들도 고등학교를 겨우 나왔다. 형제간에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아내가 고졸이라고 해서 다른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더욱이 제가 결혼할 당시에는 서울대학을 다니다가 2번 제적당해 공장에 취업해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을 할 때였고, 아내도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이었다"면서 "금속노조의 청년부장과 여성부장을 맡아 일하고 있을 때 서로 알았고 우리는 동급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대는 13년이 지나서야 복학 후 졸업했다"면서 "40년을 넘도록 부부로서 행복하게 잘살고 있는데 남의 집 사정을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유시민 씨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야권 단일후보로 나와서 나에게 패배한 적이 있고, 가족들까지 인연이 많다"면서 "유시민 씨의 여동생 유시주 씨는 서노련 사건 당시 함께 감옥살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내가 유시민 씨가 쓴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비롯해 여러 책을 읽어봤는데 엉터리가 많더라"라며 "그런 분이 함부로 또 엉터리 소리를 하는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김 비서실장은 "유시민 씨는 2004년 한 대학 강연에서 '60살이 넘으면 뇌가 썩는다'라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그런데도 정작 본인이 60살이 넘어서도 온갖 요설을 늘어놓고 엉터리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자 진중권 교수로부터 '자기 말을 두고 생체실험하고 있다. 정말 전두엽이 부패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거론했다.

이어 "나에게도 고졸 누나가 있었다. 가난한 농사꾼의 딸로 태어난 탓에 어린 시절부터 선생님이 되겠다던 꿈을 포기하고 여고 3학년에 9급 공무원이 되고 말았다"면서 "누나 덕분에 밑으로 남동생 2명이 대학에 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땅의 좌파들은 세 치 혓바닥으로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지만 속마음에는 소름이 끼치는 차별적 사고와 인간에 대한 멸시가 도사리고 있다. 그들은 무섭고 위험하고 나쁘다"며 "그는 내 고교 5년 선배지만 나는 그를 전혀 존경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또한 유 전 이사장의 폄훼성 발언에 "여성을 주체적이지 않고 판단 능력조차 없는 존재로 조롱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권영국 후보는 이날 '노동자 여성의 삶을 비하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김문수 후보에게 노동 운동을 팔 자격이 없듯, 유시민 역시 여성을 노동운동의 조연으로 치부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겨울 광장의 목소리가 열망한 새로운 사회는 여성이 결혼을 통해 어떤 자리에 오르거나, 그래서 '남편에 대해 비판할 수 없다'고 간주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설난영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여성 일반에 대한 힐난이고 여성혐오 발언"이라고 했다.

이어 "유시민 씨의 발화에는 노동자에 대한 멸시와 엘리트주의가 느껴진다. 노동자들을 '무지'한 존재, '열등'한 존재로 바라보고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 역시 변절자 설난영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노동자 일반에 대한 조롱"이라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오늘 우리 사회의 노동인권은 '대학 못 간', '여성',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쟁취해온 것"이라며 "서울대 나온 엘리트 남성들은 사회를 망쳐온 것에 반성해야 한다. 유시민 씨가 자신의 실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길 권한다"고 했다.

앞서 김문수 후보는 논란이 되는 유 전 이사장의 발언과 관련해 "인생에서 갈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고, 갈 수 없는 자리가 따로 있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SNS에 글을 적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유튜브에서 "설난영 씨가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서 '찐 노동자'하고 혼인한 거다. 그러면 그 관계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다"며 "그런 남자와의 혼인을 통해서 내가 조금 더 고양됐다고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력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 씨의 인생에서는 갈 수가 없는 자리다. 영부인이 될 수도 있는 거다"라며 "그러니까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그런 뜻"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1979년 설 씨를 찻집으로 데려가 "시집갈 데 없으면 나한테 오라"고 투박하게 청혼했다. 설 씨는 "노조 일을 해야 한다. 결혼 생각이 없다"고 거절했다. 당시 회사는 여공이 결혼하면 해고하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은 김문수 후보가 삼청교육대에 잡혀가는 것을 피하고자 도피 생활을 하면서다.

설 씨의 2층 다락방에 숨겨달라고 부탁하자 설 씨는 '이게 인연인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김문수 후보는 "나는 가시밭길을 갈 건데 당신은 독립심과 분별력이 있고 정의로워서 배우자로 적합한 것 같다"고 재차 청혼했다고 한다.

김문수 후보는 설 씨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러 간 자리에서 "자네. 내 딸을 어떻게 먹여 살릴 건가"라는 질문을 받자 "저는 만인을 위해 살려고 노력하는데 아내 하나 못 먹여 살리겠습니까"라고 답변했다. 두 사람은 이윽고 1981년 9월 26일 결혼했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달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결승 토론회에서 '별의 순간'을 묻는 말에 "어려움 속에서 아내를 만난 것보다 더 큰 별의 순간은 없다"고 답했다.

설 씨는 "저 같은 사람에게 장가 잘 온 거 아닌가"라며 "저를 만나서 하는 일에 많이 힘이 됐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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