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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두 SK증권 연구위원이 25일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유튜브 ‘주톡피아’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
[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이 쉽사리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위원은 25일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유튜브 채널 ‘주톡피아’에 출연해 “적어도 2026년까지는 IPO 시장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들이 IPO를 하는 이유로 신규 투자자금 확보 외에 △회사의 인지도 제고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한 신뢰 확보 △기존 투자자의 자금 회수 수단을 꼽았다,
문제는 최근 들어서 다수 기업들이 세 번째 목적, 즉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수단으로 IPO를 남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 연구위원은 2018년 도입된 ‘코스닥벤처펀드’와 당시 활발했던 메자닌(주식연계채권) 발행을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은 보통 3년 후 만기가 도래하는 구조”라며 “이들 채권이 2024~2026년에 대거 만기가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021년 저금리 유동성 환경에서 롤오버(만기에 이른 채권 등을 최초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연장)된 메자닌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상환기를 맞으면서 IPO 시장 왜곡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나 연구위원은 “문제는 발행 당시보다 현재 주가가 낮은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이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보다는 원금 상환을 요구하게 되고, 기업은 상환 부담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메자닌은 비상장사에게도 역시 부담이 된다는 것이 나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비상장사들도 메자닌 채권을 많이 발행했기 때문에 채권상환을 위한 상장이 추진된다”며 “신규 사업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상장이 아닌 기존 투자금 회수를 위해 상장하는 것을 국내 투자자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할 때 기존 투자자들의 락업(보호예수)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상장 이후 물량 출회로 이어져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관투자자나 일반 청약자들도 이런 구조를 알고 있어, 수요예측 참여율이 낮아지고 개인 투자자들도 단기차익 실현 목적의 매도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에서 IPO 시장이 전반적인 회복을 빠른 시일 내에 이루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나 연구위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관세 등 매크로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 전략이 반드시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런 면에서 그는 소비 관련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비재, 특히 여행이나 레저, 호텔 관련주를 주목하고 있다”며 “이들 종목은 관세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데다 저평가 상태다.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 연구위원은 하나투어(039130), 모두투어(080160), 롯데관광개발(032350), 서부T&D(006730) 등을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제시했다.
나승두 연구위원 전체 인터뷰는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유튜브 채널 ‘주톡피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