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비만약 '위고비' 인기라더니…점유율 떨어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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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30 13:51 수정2025.05.30 13:51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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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수요 예측, 마케팅 실패로 대표 상품인 비만약 '위고비' 인기가 경쟁제품 '젭바운드'에 점유율을 뺏기고 있어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노보도디스크는 미국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주었다. 올해 3월 기준 노보노디스크의 미국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은 46.1%로, 53.3%를 차지한 경쟁사인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뒤처졌다. 젭바운드 제약사인 일라이릴리는 최근 임상에서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높다는 걸 입증해 인기몰이 중이다.

WSJ은 "미국 내 주간 처방량에서 젭바운드가 위고비를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만치료제 시장을 개척한 노보노디스크가 후발주자에 밀리는 이유는 수요 부족 때문이다. 과거 비만약 '삭센다'를 출시했다가 실적 부진을 겪었던 노보노디스크는 2022년 위고비가 출시될 때 생산량을 보수적으로 잡았다. 하지만 위고비는 출시 5주 만에 삭센다가 5년 처방 건수를 넘어셨다.

하지만 요르겐센 CEO는 "일시적 수요"라며 계속해 생산량을 보수적으로만 늘렸다. 이후 비만약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뒤늦게 위탁생산업체 카탈렌트 등을 인수했지만 비만약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웠다.

여기에 차세대 비만치료제 '카그리세마'의 임상 결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지난해 12월 주가가 20% 넘게 폭락하며 1000억달러 이상의 시총이 증발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위고비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1분기 위고비와 당뇨치료제 오젬픽 매출이 각각 83%와 15%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비만약 시장 성장세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보여줬다.

시장에서 밀린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16일 요르겐센 CEO를 전격 해임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여기에 최근 미국 최대 제약 소매 체인 CVS와 협력해 위고비를 처방 우선 약물로 지정하는 등 반격에 나서는 중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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