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듯 5분 충전… 글로벌 전기차 시장 ‘BYD쇼크’

4 hours ago 2

BYD, ‘슈퍼 e플랫폼 기술’ 공개
최소 30분 걸리던 완충 시간 단축
테슬라 주가 급락, BYD는 상승
일부선 “안전성 문제 더 지켜봐야”

중국 비야디(BYD)가 전기차 보급의 최대 장벽이었던 충전 속도를 5분으로 줄이는 ‘게임체인저’ 기술을 공개했다. ‘충전 시간 10분’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던 중국 전기차 기업이 기술에서도 이미 테슬라,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한참 앞질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기름 넣는 속도로 전기차 충전하는 시대 ‘성큼’

BYD는 18일 본사가 있는 중국 선전에서 ‘BYD 슈퍼 e플랫폼 기술’ 출시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공개된 전기차 충전 기술은 앞서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딥시크 쇼크’에 버금갈 정도로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BYD의 슈퍼 e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차 충전 속도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로 최소 30분 걸리는 완충 시간을 5분으로 대폭 단축한 것이다. 왕촨푸 BYD그룹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이번 신기술이 전기차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편 사항을 해소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전기차 충전 속도를 내연기관 차량 주유 속도와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 속도 단축은 자동차 업계의 숙원 사업이었다. 충전 인프라와 더불어 내연기관 차의 주유 시간보다 긴 충전 시간이 전기차 보급의 최대 장애물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충전 시간 단축은 배터리 과열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10분 이내로 줄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BYD가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 꺼낸 기술은 초고전압과 고전류 기술이다. BYD가 향후 만들어 낼 차량의 모터, 배터리, 전력 공급, 공조 시스템 등의 부품은 순간적으로 유입되는 전류를 버틸 수 있도록 kV(킬로볼트)급 전압을 지원하게 설계될 계획이다. 특히 BYD가 공개한 ‘플래시 충전 배터리’의 최대 충전 전류는 1000A에 이른다.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 반도체 칩도 양산한다. 롄위보 BYD 총괄 부사장 겸 자동차공정연구원장은 “업계 최초로 전액체 냉각 방식의 MW(메가와트)급 충전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최첨단 충전 기술은 초고속 충전 시대를 여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BYD는 이러한 차세대 충전소 4000개를 중국 전역에 구축할 계획이다.

● “BYD 충전 기술, 상용화까지 지켜봐야”

BYD의 슈퍼 e플랫폼 효과는 당장 주가에 반영됐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BYD는 19일 오후 4시 반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6% 오른 416.2홍콩달러로 거래 중이다. 지난해 말 종가가 266.6홍콩달러였던 BYD 주가는 약 80일 만에 56.1%나 치솟았다. 반면 경쟁사인 미국 테슬라 주가는 BYD의 기술 공개 당일인 18일(현지 시간) 5.34% 급락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BYD는 초고속 충전 기술을 바탕으로 초격차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상위 5개 기업 중 3곳이 중국 업체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BYD 충전 기술이 실제로 안전성의 문제 없이 상용화될 수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BYD 차량이 실제 충전 속도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문제일 것”이라며 “차량용 배터리 팩 설계나 셀 기술이 차세대 LFP(리튬·인산·철)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관련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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