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개 금융지주회사가 지난해 거둔 순이익이 총 24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KB 신한 하나 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가 올해도 역대급 실적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10개 금융지주사(KB, 신한, 하나, 우리, NH, iM, BNK, JB, 한국투자, 메리츠)의 지난해 연결 순이익은 23조8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1조5246억원) 대비 2조3232억원(10.8%) 증가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 순이익이 전년 대비 6.3% 늘었고 보험이 16.5% 증가했다. 금융투자도 15.2% 늘었다. 반면 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의 순이익은 5.8% 감소했다.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건전성은 소폭 악화했다. 한국투자와 메리츠를 제외한 8개 은행지주의 총자본, 기본자본, 보통주 자본비율은 각각 15.67%, 14.55%, 12.84%로 집계됐다. 규제비율(총자본 12.5%, 기본자본 10.5%, 보통주 자본비율 9.0%)은 웃돌았지만, 수치는 전년 대비 각각 0.16%포인트, 0.01%포인트, 0.06%포인트 하락했다.
올해도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악재가 걷힌 데다 탄탄한 이자이익이 뒷받침돼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7조6197억원이다. 작년(16조5268억원)보다 6.6% 증가했다.
KB금융은 작년 5조286억원으로 사상 첫 5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5조4196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도 올해 5조58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5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3조9205억원)과 우리금융(3조2215억원)도 각각 전년 대비 4.0%, 1.6%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및 금융지주를 향한 정부와 정치권의 상생금융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