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감상의 대상으로 여겨져 오던 ‘예술’이 하나의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권은 신성장 동력으로 아트테크(미술품+재테크) 시장에 주목했다. 예술과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 조성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글로벌 아트 파이낸스 기업을 지향하는 서울옥션블루는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새로운 미술 자산 시장을 가꾸는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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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희 서울옥션블루 이사. (사진=서울옥션블루) |
서울옥션블루는 지난해 미술품에 소액으로 투자하는 조각투자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름을 알린 스타트업이다. 현재는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발행과 더불어 △미술품 전시 △강연 △미술품 중개업 △미술품 담보대출 서비스 △아트펀드 등 다양한 ‘아트금융’ 상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옥션블루는 금융권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우리은행 △KB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 및 증권사와 PB센터 연계 협업을 이끌어냈다. KB증권과는 1호 투자계약증권을 함께 발행하기도 했다.
박용희 서울옥션블루 경영지원팀 이사는 “국내외 금융, 유통, 미술 시장 제휴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실행했던 것이 시장의 불안정성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매개가 됐다”며 “특히 작년은 제휴 파트너사와의 콘텐츠 협업 및 디지털 부문 연계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서울옥션블루의 태동기부터 이정봉 대표와 함께 사업을 이끌고 성장시킨 ‘일등공신’이다. 국내 2대 미술품 경매사 중 한 곳인 서울옥션에서 6년여간 근무하며 미술품 경매사업의 재무적 틀을 다졌다. 서울옥션 신사업 팀이었던 서울옥션블루가 2017년 분사해 나오면서 회사에 합류했다.
박 이사는 조직의 원활한 소통과 협조를 이끄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미술, 금융, IT 등 각기 개성이 다른 내부 전문 인력을 아우르고 조화로운 투자 상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단 설명이다. 현재 서울옥션블루 조직은 미술품의 금융투자 상품화를 진행하는 ‘미술사업팀’과 모바일 앱, 웹, AI기술 개발인력으로 구성된 ‘IT 개발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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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희 서울옥션블루 이사. (사진=서울옥션블루) |
글로벌 아트 파이낸스 기업으로서의 도약
올해 서울옥션블루는 국내 시장에서 나아가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 이를 위해 우선 싱가포르 시장 진출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경매사 바운스, 바운스비트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경매를 진행하며 싱가포르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박 이사는 “글로벌 미술품 유통 밸류체인 확보를 위해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늘리고 있다”며 “싱가포르에서 기반을 쌓은 후 일본 및 동남아시아 등에 점진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낙찰을 통해 투자금 대비 16% 높은 금액으로 낙찰되는데 성공했다”며 “싱가포르와 블록체인 경매 시장의 시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덧붙였다.
서울옥션블루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우선 미술품 기반의 다양한 투자 상품을 개발하는 것에 힘쓸 계획이다. 기존에 선보였던 조각투자 상품에서 머물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 이사는 “올해 글로벌 아트파이낸스 기업으로서의 도약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서울옥션블루는 인공지능(AI)과 미술 투자를 접목한 새로운 투자 상품을 개발 중이다. 박 이사는 “AI 신기술을 접목한 형태의 미술품 투자 관련 데이터 기반 서비스 기획 및 개발에 집중해 미술, 금융, IT 부문을 잇는 ‘국내 아트·금융 전문 운용사’이자 미술 시장의 유일한 유니콘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법제화 미비에 미술품 조각투자는 잠시 ‘멈춤’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발행은 잠시 멈춘 상태다. 서울옥션블루는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소투’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초 1호 투자계약증권 발행 이후 아직 추가 발행 사례를 만들지 않고 있다.
박 이사는 “(투자계약증권) 발행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 국내 투자계약증권 시장의 사업적 허들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정부 규제나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협력업체들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안정적으로 조각투자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STO(토큰증권발행)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사업의 방향성이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조각투자 시장은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성장이 더디다”며 “STO 법제화가 마무리되면 미술품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들도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투자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150억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서울옥션블루는 15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을 적극공략할 방침이다. 금융과 미술을 결합한 ‘아트 파이낸스’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선다. 또 금융기관 및 증권사와의 제휴와 협업을 통해 미술품 담보대출 서비스, 아트펀드 등 다양한 아트금융 상품 공동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 이사는 “불확실성이 커진 현 상황에서 투자 유치는 까다로워지고 있다. 그로 인해 오히려 안전한 성장을 보이는 업체에 관심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서울옥션블루는 3년간 연평균 성장률 32%를 기록하며 위축된 미술시장 내에서도 매출이 점진적으로 상승한 점을 긍정적으로 봐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