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내놓은 타스만이 본격 출고되면서 픽업트럭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올해 1~4월 픽업트럭 누적 판매량이 이미 5000대를 돌파했다.
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픽업트럭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2.6% 증가한 2336대를 기록했다. 이 중 기아 타스만이 857대가 팔리면서 픽업트럭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의 약 37% 수준이다.
기아의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 출시가 시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이렇다 할 볼륨 모델이 없는 게 단점이었다. 이에 픽업트럭 수요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몰리면서 픽업트럭 판매량은 점차 줄었다. 그간 시장 점유율을 독식했던 KG모빌리티의 렉스턴 스포츠를 제외하면 한국GM의 콜로라도, 시에라 등 고가의 수입 픽업트럭밖에 없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최근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2020년 3만8117대에서 2022년 2만8753대로 떨어지더니 2023년에는 1만7455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아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중형 픽업트럭을 본격 출시하면서 픽업트럭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여러 완성차 업체가 픽업트럭을 속속 선보이는 것도 시장 확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그간 준비해왔던 전기 중형 픽업트럭 무쏘EV를 지난달 공식 출시했다. 무쏘EV는 지난달 504대가 팔리면서 픽업트럭 시장 2위를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GMC 시에라 드날리, 지프의 뉴 글래디에이터를 출시해 대형 픽업트럭 시장을 정조준한다. 픽업트럭 신차 등장으로 기존 픽업트럭 시장 강자였던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3% 감소한 440대가 팔렸다.
올해는 픽업트럭 시장의 판도가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1~4월 픽업트럭 국내 누적 판매량은 5081대를 기록했다. 4개월 만에 지난해 판매량(1만3475대)의 40%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타스만의 높은 사전 계약 대수 등을 고려하면 지난해 픽업트럭 판매량을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