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샀으면 지금 얼마냐”…10년새 시총 6배 가까이 올랐다는 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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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그룹 시총 100조원 터치
10년전보다 5.86배나 늘어나
HD현중·HD미포 등 주가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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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이 그룹의 근간을 이루는 조선 업종 강세 속에 시가총액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28일 오전 한때 HD현대그룹 시총이 100조7336억원에 달하며 1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2015년 14조원대에 머물렀던 HD현대그룹 시총은 10년 새 6배가량 급성장하며 주요 그룹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 HD현대그룹 시총(10개사)은 98조6432억원에 달하며 10년 전 14조3000억원에 그쳤던 비교했을 때 5.86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 시총이 63%, LG그룹이 78%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현재 LG그룹 시총은 122조원으로 HD현대가 그 뒤를 쫓고 있다.

삼성그룹주에서 삼성전자는 액면분할을 단행하기 전인 2015년 5월 주가가 130만원 선에 달하며 시총이 200조원에 육박했는데 최근에는 330조원까지 늘어났다. LG그룹 시총에서 가장 비중이 큰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한 데다 전기차 업황 부진으로 타격까지 받아 오히려 시총이 10년 전보다 쪼그라들었다.

SK그룹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이 급부상하면서 그룹 전체 시총도 160% 늘어났다. 10년 전 시총이 30조원대에 머무르던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산업에서 지배력을 확장하며 현재 시총이 150조원을 돌파했다.

현대차 시총은 10년 전과 비슷한 30조원대에 머물며 현대자동차그룹 시총도 10년간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급증한 HD현대그룹 시총의 가장 큰 동력은 HD현대중공업이었다. HD현대중공업은 10년 전 8만원대였던 주가가 이달 9일엔 41만3000원까지 오르며 거의 5배 늘었다. 조선 업종 슈퍼사이클이 다시 돌아오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올해 1분기 실적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2000년대 초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생산능력을 확대한 조선 업종들이 수요 감소에 저가 수주로 대응하다가 대규모 적자를 이어오며 주가가 고꾸라졌다가 적자의 늪에서 탈출한 2023년부터 주가 상승이 가속화했다.

특히 10년 전엔 HD현대그룹에서 상장사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두 곳이었으나 지주사 전환, 물적분할 등으로 계열사를 10곳으로 늘린 점도 시총을 키운 요인이었다.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미포,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엔진 등 HD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조선업 밸류체인에 속해 있다 보니 조선업 사이클에 따라 그룹 시총의 반응이 컸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면 국내 조선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기대에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조선해양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수익 선박의 매출 비중이 증가한 것도 영업이익률 상승에 기여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선업 업황을 ‘뉴사이클’이라 지칭하며 “조선 시장에 미국이 개입하게 됐고, 국내 조선 업종이 글로벌 지정학적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섹터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 역시 시총이 7조7000억원대를 넘어 HD현대그룹 시총 확대에 기여했다.

STX중공업이었던 HD현대마린엔진은 2024년 HD현대그룹에 편입된 이후 생산 효율성과 프로세스가 개선되며 원가 경쟁력이 향상됐고 손익 개선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2022년 3000원대였던 주가는 최근 4만원 선을 돌파했다.

올해는 조선 업종보다 주가 상승률이 주춤하지만 HD현대일렉트릭도 작년 전력기기 업종 대장주로 그룹 시총이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미국 변압기 수출 수요에 HD현대일렉트릭은 작년 초 주가가 8만원대였지만 28일엔 37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28일엔 미국 테크주 훈풍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로 순환매가 일어나며 조선과 전력기기 주가는 오후 들어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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