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앙숙 ‘로지 오도넬’ 저격
홍수 대응 책임 추궁받자 협박
“시민권 박탈 진지하게 고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수십년간 앙숙 관계에 있는 코미디언 로지 오도넬의 시민권을 박탈하겠다고 위협했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로지 오도넬은 우리 위대한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그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류에 대한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도넬에 대한 협박에 나선 이유는 있다. 최근 텍사스에서 발생한 홍수 사태와 관련해 오도넬이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해서다. 오도널은 틱톡 동영상 등을 통해 “대통령이 모든 조기 경보 시스템과 기상 예보 능력을 무시하면 이런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이후 국립기상청, 연방재난관리청 등 연방기관들을 상대로 대대적으로 벌인 인력 구조조정 때문에 재난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시민권 박탈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블라덱 조지타운 로스쿨 교수는 CNN에 “강제적 국적 박탈 위협은 명백히 위헌”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오도넬은 2006년부터 앙숙 관계였다. 당시 미스 USA 대회를 운영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우승자 관련 논란을 처리한 방식을 오도넬이 비판하며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오도넬에 대해 ‘진짜 패배자(Real Loser)’, ’돼지(Pig)’ 등으로 부르며 모욕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