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종교 믿으면 시민권 박탈이야”…민주주의가 무너진 철학의 나라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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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종교 믿으면 시민권 박탈이야”…민주주의가 무너진 철학의 나라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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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인도는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극단적인 우파 힌두 민족주의가 강해졌으며, 이로 인해 무슬림과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증가했다.

신간 ‘거대한 퇴보’는 인도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는지를 다루며, 특히 2019년 시민권 수정법이 무슬림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법안으로 변화한 과정을 강조한다.

모디 총리의 집권 아래 양극화, 청년 실업, 고물가 문제 또한 심화되어 현재 인도의 사회와 정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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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 외엔 모두 배척하라”
무슬림 박해에 무력 동원한 인도

지난 2020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시민권법 개정안 반대 시위에 참가한 무슬림 청년이 힌두교도 남성들에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지난 2020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시민권법 개정안 반대 시위에 참가한 무슬림 청년이 힌두교도 남성들에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지난 10년간 인도는 퇴보했다. 인도가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지난 4년간 평균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다. 인도는 지난 2014년 총리에 나렌드라 모디가 당선된 이후 극단적인 우파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민주주의가 완전히 박살났다. 힌두교 신자가 아닌 자들은 모두 멸시의 대상이 됐고, 법과 제도는 물론 통제 불가능한 무력이 무슬림 박해에 활용됐다.

신간 ‘거대한 퇴보’는 로이터 글로벌 조사팀 기자인 저자가 지난 7년간 인도의 폭동 피해자와 가해자, 경찰 등 수백명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인도의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모디 총리가 속한 인도국민당(BJP)과 그를 뒷받침했던 인도국민의용단(RSS)이 권력을 남용해온 행태를 낱낱이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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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민주주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된 건 2019년 1월 인도 의회가 ‘시민권 수정법(CAA)’을 통과시키면서다. 표면적으로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의 소수민족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슬림의 시민권 박탈을 위한 법안이었다. 무슬림이 종교적으로 볼 땐 결코 소수로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즉각 인도 자미아대학에선 학생들이 시민권 수정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의 시위 진압 과정은 폭력적이었고, 심지어 곳곳에서 “무슬림들은 갈기갈기 찢어버려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2020년 2월 뉴델리에서는 경찰의 폭력 진압과 반무슬림 폭동으로 5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실상 학살이었다. 그러나 모디 총리는 “1000% 옳은 조처”라며 폭력을 외면하고 오히려 두둔했다.

무슬림은 인도 인구의 15%로 비중으로 치면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인구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힌두교도 표심을 등에 업고 당선됐고, 집권 이후 노골적으로 힌두 민족주의 정책을 펼쳐 왔다. 2019년 8월에는 무슬림이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북서부 잠무 카슈미르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연방정부 직할지로 편입했다. 카슈미르는 힌두교 중심 국가인 인도와 세계 2위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의 오래된 영토 분쟁지다.

이런 모디 총리의 행보는 국제사회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지만, 그럼에도 그는 결국 지난해 3월 시민권 수정법을 전격 시행했다. 이로 인해 거의 200만명에 달하는 인도의 무슬림 신자가 무국적자로 전락했다. 최근에는 인도 내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마저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책은 모디 총리의 장기 집권 동안 나타난 양극화 심화, 청년 실업과 고물가, 종교 차별, 인종 폭력 등을 두루 짚으면서 오늘날 관료제와 언론, 사법부에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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