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들 분양전환 딜레마
논현동·여의도 '브라이튼'
대출규제에 보유세 부담까지
조기전환 후 매물 내놓기도
한남더힐·나인원한남 등
분양가 규제 회피 공급방식
규제강화 기조에 시험대 올라
서울 강남권과 여의도의 고급 민간임대 아파트가 분양 전환 시기를 맞으면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급 아파트들이 일정 기간 임대로 거주한 후 소유권 취득 여부를 선택하는 '임대 후 분양' 방식을 많이 활용했는데 지난해 대출 규제 강화, 올 하반기 부동산 세제 개편 예고 등과 맞물리며 고급 민간임대 아파트의 분양 전환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 '브라이튼N40'이 최근 분양 전환 시기에 들어갔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미셸 빌모트가 설계한 하이엔드 아파트로 지하 4층~지상 최대 10층 5개 동, 전용 84~248㎡ 148가구 규모다. 모든 가구에 이른바 포켓 테라스가 있고 전용 171~248㎡ 8가구는 단독 테라스를 갖춘 펜트하우스로 조성됐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최고급 아파트인 '브라이튼여의도'는 내년 상반기 분양 전환을 맞는다. 브라이튼여의도는 아파트 2개 동, 오피스텔 1개 동, 오피스 1개 동 등으로 이뤄진 복합 단지다. 아파트의 경우 지하 6층~지상 49층 전용 84~132㎡ 모두 454가구 규모로 이뤄져 있다.
임대 후 분양은 집값 급등 시기에 집값을 자극하는 상황을 피하는 동시에 향후 적당한 때에 분양가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상당수 고급 아파트들이 이 방식을 활용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대출·세금 등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예를 들어 작년 10·15대책에서 주택 가격별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했고,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금리도 올렸다. 브라이튼여의도와 브라이튼N40 등은 예전에 임대 계약을 맺었더라도 분양 전환을 위해서는 주담대를 새로 실행해야 한다. 현재 시세가 대부분 25억원을 넘는 만큼 대출 한도가 2억원 수준으로 줄어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다.
보유세 개편 가능성도 변수다. 올 하반기에 예고된 세제 개편에서는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세제 개편 핵심 타깃을 초고가·비거주 1주택으로 잡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미국은 주마다 보유세가 다르며 뉴욕의 경우 1%, 일본 도쿄는 1.7%, 중국 상하이는 최고 0.6%라는 내용이다. 모두 한국의 실효세율(약 0.15%)보다 높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고급 민간임대 단지 임차인들 중에서 분양 전환 여부를 고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귀띔이다. 조기 분양 전환을 선택했다가 매물로 다시 내놓는 경우까지 나타났다. 지난 26일 기준 네이버부동산에 등록된 브라이튼여의도 매매 물건은 26건, 브라이튼N40은 27건이다. 논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미리 분양 전환을 받았다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규제가 강해지면서 다시 팔려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브라이튼N40 등의 향후 추이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앞으로도 비슷한 형태의 고급 아파트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 유엔사 용지에 들어서는 '더파크사이드서울'도 임대 후 분양 방식이 거론되는 대표 사업장이다. 더파크사이드서울은 오피스텔 775실과 아파트 420가구 등이 계획된 대형 복합개발 사업으로 지난해 7월 오피스텔 분양을 마쳤다. 내년에 공급될 예정인 아파트는 일정 기간 임대한 뒤 분양 전환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망이 엇갈린다. 일단 초고급 아파트들의 경우 대출 규제 영향을 심하게 받을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계약 포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지만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대 가격이 형성되는 초고가 주택 시장은 수요 타깃 자체가 달라 길게 보면 대출 규제와 보유세 영향이 제한적일 때가 많았다"고 내다봤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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