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선물
6연발 리볼버…자국 방산 과시 의도
경찰 인계·앙카라 대사관 보관 등
‘위험한 선물’ 처리 국가별 각양각색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벨기에 총리는 자신의 수하물에 권총과 실탄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CNN은 9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에게 단순한 장식용이 아닌 실탄이 포함된 빈티지 리볼버 권총을 이색적인 이별 선물로 건넸다고 보도했다.
이는 주요 수출품이자 외교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은 튀르키예의 방위산업을 과시하기 위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의도로 풀이된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 총기는 1990년대 튀르키예 총기 제조업체 MKE가 생산한 희귀한 6연발 리볼버인 구무사이(Gumusay) .357 매그넘으로 확인되었다.
이 권총은 튀르키예 국기와 나토 로고, 그리고 튀르키예어와 영어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최초의 리볼버형 권총, 구무사이”라고 적힌 명판이 장식된 나무 상자에 담겨 제공되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대변인은 모든 정상들이 각자의 이름이 각인된 동일한 모델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주어진 총에는 청소 도구와 함께 무려 500발의 실탄이 포함되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상들은 이 예상치 못한 ‘위험한 선물’을 처리하기 위해 각기 다른 조치를 취했다. 벨기에 바르트 더베버 총리는 귀국 직후 금고에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권총을 브뤼셀 공항 경찰에 인계했다.
폴란드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권총은 바르샤바 공항에서 세관 통과를 대기 중이다. 대통령 측근은 “누구도 이 총을 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안전하고 정중하게 보관될 것이라고 전했다.
네덜란드와 스웨덴 총리가 받은 권총은 앙카라 주재 자국 대사관으로 옮겨졌다. 네덜란드 권총은 비활성화 처리될 예정이며, 스웨덴 권총은 수입 서류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권총은 이미 총리 관저인 팔라초 키지(Palazzo Chigi)에 다른 국가 선물들과 함께 보관되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그리스 총리는 각자의 권총을 군사 박물관 및 아테네 전쟁 박물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는 “내가 준비한 메이플 시럽 선물이 튀르키예의 선물에 비해 다소 빈약하게 느껴졌다”고 농담을 던지며, “캐나다인들을 안심시키고 싶다. 그들(경호원들)은 내게서 총을 멀리 떨어뜨려 놓는다”고 말했다. 해당 총기는 비활성화 상태이며 향후 국립 전쟁 박물관에 전시될 수 있다.
현대 튀르키예의 권총 산업은 주로 반자동 소총에 집중되어 있어, 이번에 선물된 리볼버 ‘구무사이’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호기심을 자아내는 물건이다.
최근 튀르키예 총기 제조업체들은 저렴한 권총과 산탄총을 앞세워 유럽의 민간 총기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고가의 스포츠 및 서비스용 무기로 오랜 명성을 떨친 이탈리아와 벨기에의 전통적인 브랜드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스몰 암스 서베이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소형 무기 수출국으로 부상했으며, 이 기간 동안의 수출액은 약 30억 달러(약 4조 500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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