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국악 크로스오버 재즈 밴드 '신박서클'에서 활약해 온 드러머 크리스티안 모란이 향년 42세로 세상을 떠났다.
모란은 지난 5일 숨을 거두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차려졌다.
영국 출신인 고인은 음악적 깊이가 남다른 연주자였다. 영국 웨스트 런던대와 미국 버클리 음대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엘리트다.
대학 시절에는 '그래미 어워즈'를 거머쥔 유명 드러머 테리 린 캐링턴과 마크 워커의 가르침을 받으며 기본기를 다졌다. 특히 신박서클의 색소폰 연주자 신현필과는 버클리 음대 동기 사이다.
고인은 MCL 콰르텟의 리더로 '라이브 앳 라일스 재즈 클럽(Live at Ryles Jazz Club)'과 '모던 리드믹 유시지(Modern Rhythmic Usage)' 등 완성도 높은 음반을 발매하며 역량을 증명했다. 2024년에는 음악적 노하우를 집약한 '중상급자를 위한 드럼 악보집'을 공동 집필해 출간하기도 했다.
한국과의 인연은 2018년 한층 깊어졌다. 그는 신현필,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 베이시스트 서영도와 의기투합해 신박서클을 꾸렸다. 멤버들의 성과 이름을 한 자씩 조합해 만든 이 밴드는 국악과 재즈의 경계를 허문 독창적인 사운드로 주목받았다. 평소 한국 전통음악에 깊은 관심을 뒀던 고인은 홀로 장구를 체득할 만큼 국악 연구에 열정을 바친 것으로 전해졌다.
신박서클은 가요계에서도 예술성을 대대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들의 정규 1집 '토폴로지(Topology)'와 정규 2집 '유사과학(Pseudoscience)'은 2020년과 2022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앨범 부문 후보에 잇달아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
해외 무대에서의 발자취도 뚜렷하다. 그래미 수상자인 클라리넷 거장 리처드 스톨츠만, 재즈 콘트라베이스 전설 에디 고메즈, 퍼커셔니스트 제이미 하다드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호흡을 맞췄다. 아울러 뉴욕 카네기홀, 사우스뱅크 센터 런던, 플레이스테이션 극장 뉴욕 등 유서 깊은 글로벌 공연장을 누비며 전 세계 음악 팬들과 교감했다.
유족으로는 한국인 아내가 있다. 발인은 오는 7일 오전 11시 30분에 엄수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1 week ago
3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