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자격증’으로 불리던 공인중개사 인기가 식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불황 속에 사무실을 유지 중인 공인중개사가 4년 5개월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사무실을 운영 중인 공인중개사(이하 개업 공인중개사)는 11만1123명으로 전년 동월(11만4068명) 대비 2.6%(2945명) 줄었다.
전월의 11만1440명과 비교하면 0.3%(317명) 감소했다.
개업 공인중개사는 전국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든 2023년 2월 11만7923명을 나타낸 후 2년 3개월째 매월 줄고 있다.
월별 기준으로는 2020년 12월(11만946명)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저다.
올해 1∼5월 평균 개업 공인 중개사는 11만1544명으로 지난해(11만3591명)보다 1.8%, 2022년(11만8242명)보다 5.7% 감소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국내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가 55만1879명인 점을 고려하면 자격증 보유자 5명 중 1명만 현업에서 활동하는 셈이다.
휴폐업의 경우 올해 1월(972명)을 제외하고는 2월(1068명)부터 5월(1077명)까지 매월 1000명 넘게 나오고 있다.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원서를 낸 지원자는 15만4699명으로 2015년(15만1363명)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었다.
2023년(20만59명)보다 4만5000여명 감소했고, 2021년(27만8847명)과 비교하면 12만명 이상 감소한 셈이다.
2017년(20만5197명) 이후 응시자 수가 처음으로 2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이기도 하다.
공인중개사 업황은 전국 집값과 거래량이 하락한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과 동반 침체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1.8% 하락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가격 하락을 기록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내수 부진, 고금리 기조, 대출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서는 대통령 탄핵 사태로 정치 불확실성 등이 겹치며 분양 시장마저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1만717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 줄었으며, 중소형 건설사들이 짓는 500가구 안팎의 중견 주택의 경우 지난 5월 공급(1615가구)이 전년 대비 72.8% 급감했다.
여기에 전례 없이 강력하다고 평가되는 6·27 대출 규제까지 시행돼 당분간 공인중개업계의 가라앉은 분위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