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 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9일 오후 5시를 기해 1단계 아래인 ‘경계’ 단계로 하향했다고 밝혔다.
![]()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지난달 28일 산불로 별당 협문 일부가 소실되는 등의 피해 입은 경북 청소군 국가민속문화유산 ‘청송 송소 고택’에서 관계자들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가유산청은 “이번 1단계 하향은 지난 3월 울산·경북·경남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가 완료돼 재난상황이 해소되고, 최근 강수 등으로 위험요소가 다소 감소된 것으로 판단해 재난상황 대응보다 피해복구에 행정력을 보다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영남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함에 따라 지난달 25일 오후 5시 30분 국가유산 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처음으로 발령했다.
위기경보가 ‘경계’ 단계로 내려감에 따라 ‘심각’ 단계 발령과 함께 설치한 ‘국가유산청 중앙사고수습본부’ 운영도 함께 종료한다.
‘경계’ 단계는 위기징후의 활동이 활발해 국가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다. 위기징후 파악과 상황 보고·전파 체계는 ‘심각’ 단계와 같이 그대로 유지한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이번 1단계 하향 조치와 관련해 “국가유산을 위기 상황에서 온전히 보호할 수 있도록 경계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산불 사태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 사례는 지난 4일 기준 총 35건으로 집계됐다. 35건 중 국가지정 유산과 시도지정 유산은 각각 13건과 22건이다.
경북과 경남 등 영남권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보물 ‘의성 고운사 연수전’, ‘의성 고운사 가운루’가 이번 화재로 전소했고, 보물 ‘의성 고운사 석조여래좌상’은 석불 일부가 피해를 입었다. 명승 안동 만휴정 원림, 안동 백운정 및 개호송 숲 일원, 청송 주왕산 주왕계곡 일원, 천연기념물 안동 구리 측백나무숲, 영양 답곡리 만지송 등도 일부 피해를 입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국가유산에 대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신속하게 복구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