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한국 법인세, 다른 나라 비해 다소 낮아” 인상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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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 밝혀
“안정적 세입기반 확보 중요” 강조…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개혁”도 언급
이틀째 검증없는 맹탕 청문회
한성숙, 편법 증여 의혹에 “송구”… 野, 與입당 권오을에 “꿀 빠는 인생”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한국의 법인세 수준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으며,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안정적 세입 기반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새 정부의 법인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틀째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장차관급 후보자 5명의 도덕성과 정책 등을 두고 여야가 격돌했다. 하지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여당은 후보자를 맹목적으로 옹호하고 야당은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는 ‘맹탕 청문회’가 이어졌다.

● 尹 정부 때 낮춘 법인세 다시 올리나

17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구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 법인세 수준을 평가해 달라는 질의에 구 후보자는 “한국의 법인세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 규모인 국가와 비교할 경우, 지방세를 포함한 세율은 다소 낮은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법인세 개편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구 후보자는 “지난 정부에서 경기 둔화, 법인세율 인하 등으로 세입 기반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며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세입 기반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여야 간 극적 합의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25%에서 24%로 1%포인트 낮아졌다. 지방세를 포함한 현행 최고세율은 26.4%다.

당시 낮아진 법인세율은 2년 넘게 이어지는 ‘세수 펑크’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기업의 영업이익 악화와 세율 인하가 겹치며 법인세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걷힌 총법인세수는 62조5000억 원이었다. 2023년 법인세수와 비교하면 17조9000억 원 줄어든 규모다.

재벌 개혁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구 후보자는 “재벌 개혁은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과 경제력 집중 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앞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 상생협력 확산 등을 위한 방안을 관계 부처와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韓, 편법 증여 의혹에 “죄송” “송구”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왼쪽부터)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전날에 이어 이날 청문회도 야당의 의혹 제기는 한 방이 없었고, 여당은 후보자 엄호에만 급급해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훈구 ufo@donga.com·박형기 기자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왼쪽부터)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전날에 이어 이날 청문회도 야당의 의혹 제기는 한 방이 없었고, 여당은 후보자 엄호에만 급급해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훈구 ufo@donga.com·박형기 기자
15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앞서 제기된 모친과 동생 관련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 연신 “죄송하다”,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 후보자는 모친이 잠실 아파트에 무상으로 거주한 데 대해 “공직자로서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라며 “어머니가 증여세를 납부하는 것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야당은 ‘겹치기 근무’ 의혹과 관련해 “전직 국회의원이 우월적 지위에서 한 갑질 동냥”이라고 질타했다. 권 후보자는 “월 한 150만 원 정도의 고문 계약을 했고, 영업 자문 비상근이었다”며 “한 달에 500만 원, 1000만 원 받는 것도 아니고 150만 원 받는 자체가 참 궁색하게 남한테 보였구나 하는 것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과거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권 후보자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한 것과 관련해 “‘꿀 빠는 인생’이란 비아냥도 나온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권 후보자는 “안 그래도 기사에서 봤다. ‘그렇게도 생각하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 달리 설계수명이 다 된 원전이라도 안전성이 담보된다면 계속 가동토록 할 방침임을 거론하며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합리적으로 잘 믹스해서 대한민국이 탈탄소 사회로 빨리 전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는 편법을 활용한 부의 대물림을 엄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임 후보자는 “불공정 합병 등을 통한 변칙 자본거래를 활용해 재산가들이 2세로 세금 없는 부의 이전을 하려는 시도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철저히 차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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