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전역 반정부 시위 확산
23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경찰이 방독면을 쓴 반정부 시위 참가자를 향해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다. 야권 유력 대권주자로 꼽혀온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공화인민당(CHP) 대선 후보 선출 투표를 나흘 앞둔 19일 부패 및 테러 혐의로 긴급 체포된 뒤 튀르키예에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23일 CHP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스탄불=AP 뉴시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CHP는 이날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에서 전체 170만 명 중 160만 표(약 94%)를 얻어 이마모을루 시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8일 CHP 전당대회에서 당내 유일 적격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CHP 측은 이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마련한 비당원 시민 투표함엔 1321만 표가 몰렸다고도 밝혔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테러 단체로 규정된 쿠르드족 분리운동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협력하고, 지난해 지방선거 중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됐다. 법원은 23일 그의 구금을 연장했고 당국 또한 시장직 직무를 정지했다. 이에 많은 시민들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 탄압이라며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03년부터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 2028년 7월까지의 임기가 보장됐다. 임기 만료 전 조기 대선을 치를 경우 재출마가 가능해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튀르키예 안팎에선 사실상 종신 집권을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조기 대선 전부터 경쟁자의 싹을 일찌감치 자르기 위해 이마모을루 시장에게 석연찮은 혐의를 씌워 체포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에르도안 정권의 장기 집권에 따른 경제난과 이슬람 원리주의 정책 등에 대한 반감 또한 상당하다. AFP통신은 현재 전국 81개 주 중에서 최소 55개 주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발했다고 전했다. 22일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만 시위대 323명이 체포됐다. 일각에선 시위가 더 번지면 에르도안 정권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