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월 인플레이션 지표도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715.80포인트(1.69%) 하락한 41,583.90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1.97% 하락한 5,580.94를 기록했으며, 지난 6주 중 5주 연속 하락세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2.7% 급락하며 17,322.9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줬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4.88% 하락, 메타와 아마존은 각각 4.29% 하락했다. 이번 주 S&P500 지수는 1.53% 하락, 다우는 0.96% 하락, 나스닥은 2.59% 하락했다.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1993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이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4.1%로 2월(3.5%)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장기 인플레이션 증가 폭은 1993년 2월 이후 32년 만에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이다.
미국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3월 57.0으로 지난 14일 발표한 잠정치 대비 0.9포인트 추가로 하향됐다. 2월과 대비해 11.9%, 작년 3월 대비해선 28.2% 각각 하락한 수치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2월 개인소비지출(PCE) 핵심 물가지수도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전월 대비 0.4% 상승,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각각 0.3%, 2.7%였다. 소비자 지출도 0.4% 증가했지만, 예상치인 0.5%에는 못 미쳤다고 미국 경제분석국(BEA)은 밝혔다.
Global X의 투자전략 책임자 스콧 헬프스타인은 “시장이 양쪽에서 압박받고 있다. 다음 주 상호 관세가 기술 등 주요 수출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불확실성과, 가격 상승에 직면한 소비자 약화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최근 백악관의 관세 발표가 쏟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투자자들은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한편,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는 4월 2일 발표 이후 캐나다도 보복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트럼프에게 전했다. 블룸버그는 유럽연합(EU)도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해 트럼프 정부에 양보할 수 있는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자동차 관련주들이 타격을 입었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