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맵, 日엔 '다케시마'·美엔 '아메리카만'…"정치적 판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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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22 07:35 수정2025.04.22 07:35

/사진=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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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구글이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 표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구글 지도 내 동해를 일본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2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구글 지도가 연초 미국에 위치한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지도 서비스에서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하자 애플도 뒤따라 지도 표기를 바꿨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하원은 지자체와 직원들이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지칭하도록 요구하는 법원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1월 해당 수역의 이름을 변경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트럼프 대통령의 뒤를 따른 것이다.

앨라배마주는 미국 남부에 위치해 남쪽 끝 일부가 멕시코만과 해안선을 접한다. 이에 따라 앨라배마주에서 새로 생성되는 지도, 문서, 교육 자료, 웹사이트 등은 모두 해당 수역을 '아메리카 만'으로 표기하게 됐다.

구글은 영유권이나 지명에 국제적 분쟁이 있는 지역은 사용자 위치에 따라 다른 명칭을 표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해당 표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구글은 이 지역 리뷰를 차단해 논란을 키웠다. 구글 측은 "주제와 관련 없거나 누군가의 직접 경험과 관련 없는 게시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정기적으로 해당 장소에 대한 보호 조치를 취한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미국에서는 지명 정보 시스템 (GNIS) 에서 '멕시코 만'을 '아메리카 만'으로 공식 업데이트했다"며 "오랜 관행에 따라 업데이트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지도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는 '아메리카 만', 멕시코에서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는 '멕시코 만'이 표시된다. 그 외 지역에서는 두 이름이 모두 표시된다"고 부연했다.

그렇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1점 리뷰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와 더불어 앱스토에서 별점 1점을 주고, '사실이 부정확하다'는 평가를 주는 일명 '별점테러'까지 벌어졌다.

해당 문제는 일본이 자신들의 땅이라 우기는 독도와 '일본해'라고 하는 동해 표기에서도 등장한다. 현재 한국에서 보는 구글 지도에서는 동해와 독도로 표기돼 있지만 일본에서는 일본해와 다케시마로 적혀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구글 지도를 켜면 독도는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로 표기된다. 하지만 리앙쿠르 암초는 일본이 한국 독도 영유권을 희석하려는 의도로 국제사회에 퍼뜨리는 용어로 알려진 만큼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구글은 우리나라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문제라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국가별무역장벽보고서(NTE)를 내고 한국의 지도 반출 제한 조치가 무역 장벽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USTR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을 주관하는 기관이다. 구글은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 1대 5000 축적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요청했다. 1대 5000 축적 지도는 50m 거리를 지도상 1㎝로 표현해 골목길까지 세세하게 식별할 수 있다. 현재 구글 지도는 우리나라를 1대 2만5000 축척 지도로 표현 중이다.

구글은 2007년과 2016년에도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넘길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고, 국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고 안보 시설을 비공개하는 조건으로 반출을 허용했지만, 구글은 이를 거부했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 1966년부터 1조원이 넘는 세금을 투입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조세 회피 중인 구글의 요구는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매출 3868억원을 기록했지만 납부한 세금은 172억원에 불과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3902억원의 세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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