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온은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간세포성장인수용체(MET) 억제제 폐암 치료후보물질 ‘바바메킵’과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저해제 ‘레이저티닙’ 병용 투여 시의 약물 상호작용(DDI) 결과 등 추가 데이터를 발표한다고 22일 밝혔다. 학회는 오는 25일부터 30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다.
바바매킵은 기존 폐암약(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암을 더욱 악화시키는 유전자 돌연변이(Met)를 표적해 에이비온이 개발한 신약후보물질이다. Met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연간 25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치료제 시장은 6조6000억원 규모로 매년 23.9%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GFR 변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이를 표적하는 EGFR 저해제 치료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내성 발생 시 MET 유전자 증폭을 통해 암세포가 우회적으로 증식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EGFR 변이 환자의 최대 26%에서 MET 증폭이 관찰되며, 이에 EGFR 저해제와 MET 저해제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 전략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이비온은 EGFR 변이와 MET 증폭이 동시에 있는 환자 유래 암조직 이식(PDX) 모델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바바메킵과 레이저티닙 병용 투여 시 종양성장억제율(TGI)이 96.6%에 달하며 단독요법 대비 월등히 높은 항암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AACR에서 추가적으로 공개되는 약물 상호작용(DDI) 분석에서는 레이저티닙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병용 시 약효 변화나 부작용 발생 우려도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향후 병용요법의 실제 임상 적용 시에도 복용의 안전성과 약물 관리의 편의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요한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양한 병용 치료제 개발에서 약물 상호작용은 중요한 제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이번 결과는 해당 병용요법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에이비온측은 3세대 EGFR 저해제 치료 이후에도 병이 진행된 EGFR 변이·MET 증폭 또는 과발현 진행성 환자에서, 바바메킵과 EGFR 저해제 병용이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회사는 해당 병용 요법의 효과 및 안전성 평가를 위한 임상 2상을 국내를 포함해 미국, 대만 등에서 진행 중이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글로벌 행사에서 빅파마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병용 요법의 성공적인 임상 2상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임상에 성공할 경우 계열 내 최고 효능을 발휘하는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내 최고) 약물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임상 2상 결과를 기반으로 단독 요법 승인도 앞당길 계획이며, 이를 통해 글로벌 라이선스 딜 역시 조속히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이비온은 지난 1일 러시아에 위치한 글로벌 제약사와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 4개국에 대한 바바메킵 기술수출 계약 이행각서(텀시트)를 체결했다. 미국 보스톤 소재 신약개발기업과도 관련 항체 및 이중항체 기술수출 텀시트를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내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