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 이번에도 ‘단일화 진흙탕’

1 week ago 6

진보-보수 진영 모두 “결과에 불복”
지고도 출마 강행-경찰 고발 으름장
여론조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선관위 위탁해 공정성 논란 피해야”

6·3 지방선거를 한 달 남짓 앞두고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교육감 선거 후보 단일화를 둘러싸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단일화 결과에 불복한 일부 후보들이 부정 투표 의혹과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독자 출마를 강행하는 건 물론이고 경찰 고발까지 나서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후보 공천을 하지 않지만 지역마다 보수와 진보 성향에 따른 단일화 기구를 만들어 후보를 내고 있다.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시민단체들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다 보니 ‘단일화 진흙탕 싸움’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진보-보수 단일화 뒤에도 ‘불복’ 잡음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감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에서 고배를 마신 한만중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선 과정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단독 출마를 선언할 방침이다.

앞서 23일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추진위원회’는 진보 진영 예비후보 6명 가운데 정근식 현 서울시교육감을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 하지만 한 대표 측은 “추진위가 선거인단 가입비 대납자와 중복자를 거르면서 6000여 명을 누락하거나 삭제했고, 이 과정에서 한 대표를 지지하는 시민 상당수가 배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후보 측은 추진위를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추진위 관계자는 “선거인단 참여 방식은 후보들이 합의했고, 주민등록번호나 이름만으로 선거인단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알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보수 진영에서도 류수노 한국방송통신대 명예교수가 윤호상 한양대 겸임교수의 단일 후보 확정에 불복해 여론조사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보수 진영 단일화 협의체인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 추대시민회의’가 결정한 무선전화 ARS 여론조사 100% 방식에 동의한 적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시민회의 측은 “류 교수 주장이 허위이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전문기관에 위탁해 공정성 논란 피해야”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개청식이 열린 1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모습.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45년간 사용하던 종로구 청사에서 용산구 청사로 이전했다. 2026.04.01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개청식이 열린 1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모습.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45년간 사용하던 종로구 청사에서 용산구 청사로 이전했다. 2026.04.01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경기 지역에서는 진보 진영 후보 간에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단일화 기구인 ‘경기교육혁신연대’가 22일 안민석 명지대 석좌교수를 단일 후보로 확정했지만, 경선에 참여한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이 이의 신청서를 냈다. 유 전 장관 측은 선거인단 대리 등록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 수사 결과 발표 때까지 후보 확정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추후 단독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교육감 직선제가 2007년 시작돼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는데도 단일화 과정에서 진흙탕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깜깜이 선거’라고 불릴 만큼 유권자들이 무관심한 데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시민단체가 보수, 진보로 나뉘어 단일화를 추진하는 영향이 크다. 단일화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서로 미는 후보가 달라 단일화 방식을 합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직선제 대안으로 정당 추천제,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등이 거론되지만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국립대 총장 선거처럼 교육감 선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야 잡음이 없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교육감 선거 플랫폼을 구축해 후보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후보 난립 시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 수를 좁히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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