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황규인]저소득층 자녀 비만 키울 때 부자는 날씬함도 주사 ‘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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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한 달에 8kg이 빠졌다. 그것도 8개월 넘게 계속. 키 193cm에 159kg이던 몸무게가 91kg이 됐다. 뱃살이 출렁이던 몸매도 단단한 근육질로 바뀌었다. 혹독한 운동도 극단적인 식이요법도 없었다. 그저 3세대 비만 치료제 ‘레타트루타이드’,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테사모렐린’, 피부 재생에 도움을 주는 ‘구리 펩타이드’를 함께 맞았을 뿐이다. 글로벌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서 화제를 모은 한 남성 이야기다. 이번 추석 연휴 때는 친척 모임에서 “너 살이 왜 이렇게 많이 빠졌어?” 하는 이야기를 듣는 한국인도 적지 않을 것이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국내에 도입된 덕이다. 임상시험 결과 2세대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를 72주 동안 맞으면 체중이 평균 22.5%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세대 레타트루타이드는 48주에 24.2%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 여기에 테사모렐린으로 내장 지방을 태우고 구리 펩타이드로 살이 빠지면서 늘어난 피부를 붙잡는다는 게 이 레딧 사용자가 쓴 ‘칵테일 요법’이었다. 그렇게 주사만 ‘딸깍’ 맞으면 ‘몸짱’이 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문제는 이 ‘딸깍’에 돈이 적지 않게 든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마운자로 첫 단계인 2.5mg 주사를 맞으려면 4주에 3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10mg은 같은 기간에 60만 원이다. 인류를 비만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는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비만이 오히려 ‘가난한 자의 질병’으로 남게 된 것이다. 사실 한국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몸에 부모의 소득이 찍힌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지난해 펴낸 보고서 ‘소득 수준과 생애주기별 건강’을 보면 가구 소득에 따른 아이들 비만율 격차가 6세부터 12세까지 누적된다. 저소득층 자녀는 성장하면서 더 뚱뚱해지는 것이다. 어른이 된 뒤에도 마찬가지다. 2023년 기준 소득 하위 20% 가운데 비만인 사람이 상위 20%보다 22.6% 많았다. 병원 문은 반대로 기운다. 2024년에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 가운데 소득 상위 10% 안에 드는 사람이 하위 10%보다 2.8배 많았다. 진료비는 또 반대다. 비만 치료에 쓴 돈은 소득 하위 10%(135만 원)가 상위 10%(93만 원)의 1.5배였다. 저소득층은 비만으로 건강이 더 나빠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고 짐작할 수 있는 방증이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비만 치료제가 이렇게 비싸지 않다. 일본에서는 7만4000원이면 마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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