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세계 철강 생산업체들의 주가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 우선주의’ 반사이익은 미국 기업에 돌아갔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뉴코 주가는 5.58% 급등했다. 작년 말까지 줄곧 내림세이던 주가는 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날까지 20% 넘게 올랐다. 클리브랜드-클리프스와 센추리알루미늄은 각각 18%, 10% 폭등했고, US스틸은 4.8% 올랐다. 이들 업체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도 관세 효과를 본 기업으로 시장에선 이번에도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해외 철강업체들은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룩셈부르크와 인도가 합작한 글로벌 2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은 이날 0.6%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발표 이후 각국 정부와 업계는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경제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조치 외에 외국산 구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내 철강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가전제품, 건설 등에 사용되는 철강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유입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추신리 차이나퓨처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에 유입될 예정이던 철강 제품은 유럽연합(EU)과 아시아 국가들에 재유입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글로벌 철강 무역 패턴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니얼 하인즈 ANZ 수석상품전략가는 “미국 제조업체들은 25% 관세로 인해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며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알루미늄은 40~45%, 철강은 12~15%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