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납사기 피해 615억원
올해 사칭당한 기관 총 310곳
벌써 지난해 연간기록 넘어서
현지단속 강화에도 피해 여전
공공기관과 임직원을 사칭한 물품대금 대납사기(노쇼사기)가 폭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피해액은 작년 같은 기간의 7배 수준으로 치솟은 데 이어 사칭을 당한 공공기관 수도 불과 4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1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올해 1~4월 물품대금 대납사기에 사칭돼 이 같은 사실을 공지한 국내 기관은 총 310곳(중복 제외)으로 집계됐다. 2025년 한 해 동안 대납사기에 사칭당한 기관이 총 234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개월 만에 연간 기록을 추월한 셈이다. 사칭 대상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공공기관 전반에 걸쳐 있다.
피해 규모도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올해 1~3월 대납사기 피해액은 6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7억원)보다 약 7배 늘었다. 특히 3월 한 달간 피해액은 281억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납사기는 공공기관 명의를 끌어다 거래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단순 금전 피해를 넘어 행정 신뢰 자체를 위협하는 범죄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문서를 위조해 기관 명의의 발주서를 제시하거나 실제 재직 중인 공무원·임직원의 이름과 직책을 도용해 거래를 유도하는 등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실제 적발된 사례를 보면 일당은 지역 소방서 간부를 사칭해 주유소, 숙박업소 등에 소방 점검과 과태료 부과를 빌미로 특정 업체에서 소화기를 구매하도록 유도한 뒤 돈을 가로챘다. 군부대 간부나 시청 직원 등을 사칭해 식당에 단체 회식을 예약한 뒤 행사용 고급 양주를 대신 준비해 달라고 요구하고 결제 대금을 가로채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납사기를 포함해 투자 리딩방 사기, 로맨스 스캠, 팀미션 사기 등 이른바 4대 스캠 범죄 피해액은 올해 1~3월 29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57억원)보다 42.8% 증가했다. 반면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는 전통적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같은 기간 1702억원으로 지난해 3116억원보다 45.3% 감소했다. 범죄의 무게중심이 전통적 사칭형에서 신종 스캠형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동남아시아발 스캠 피해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배경으로는 범죄의 풍선효과가 거론된다. 경찰이 캄보디아 코리아전담반을 중심으로 국외 도피사범 검거에 성과를 내고 있지만, 신종 피싱의 최대 근거지였던 캄보디아에서 집중 단속이 이어지자 스캠 조직들이 인근 동남아 국가로 거점을 옮겨 범행을 이어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단속이 강화된 지역에서 범죄가 잠시 위축되는 듯 보여도 인접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전체 피해 규모는 줄지 않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는 “캄보디아 사태 이후 국제공조가 공고해지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범죄자금 흐름 차단, 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피해 예방 교육 등이 지금보다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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