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병 지원율 936%…K방산 취업 노린 청년 몰린다 [조철오의 방산노트]

3 days ago 11

대한민국 공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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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를 실제로 보고 싶어 공군에 지원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방산 기업에 취업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대학생 김성원씨(21·남))

서울의 한 전자전기학부에 재학 중인 김성원씨(21)는 최근 공군 모집병에 지원했다. 졸업 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같은 항공·방산 기업 취업을 생각하고 있어서다. 김씨는 “기왕 군 복무를 하는 동안 시간을 보낼 거라면 진로에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을 택하고 싶었다”며 “전투기 정비 현장이나 항공 장비 운용 방식을 가까이서 접하면 나중에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도 할 말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K방산 호황 속에 군 복무를 앞둔 20대 남성들이 공군으로 몰리는 현상이 해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육군보다 복무기간이 길어 기피되던 공군이 최근에는 항공정비, 전자·통신, 전산 등 기술 특기를 경험할 수 있는 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이공계 대학생 사이에선 전투기 운용과 정비 체계를 가까이서 접한 경험을 방산·항공우주 기업 취업 스펙으로 삼으려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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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병, 매년 최고 지원률 갱신

26일 병무청이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현역병 지원 현황에 따르면 2025년 공군 모집병은 계획 인원 1만8000명에 지원자 8만968명이 몰렸다. 모집 계획 대비 지원율은 449.8%였다. 특히 3월 입영 공군 모집병은 1600명 모집에 1만4982명이 지원해 지원율이 936.4%까지 치솟았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월별 입영 기준 최고치다. 2월은 891.9%, 4월은 849.6%, 5월은 635.4% 등 각각 지원률을 기록했다. 공군 모집병 전체 지원자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2022년 4만6313명에서 2023년 5만5591명, 2024년 9만2664명으로 늘었다. 전체 지원율도 2022년 257.3%, 2023년 285.1%, 2024년 496.5%, 2025년 449.8% 등을 기록했다.

공군 지원을 준비하는 이공계 학생들이 주목하는 건 현장성이다. 공군 비행단에는 전투기와 수송기뿐 아니라 레이더, 방공관제, 통신망, 항공전자 장비, 지상지원장비가 한데 모여 있다. 항공기가 한 차례 뜨기 위해서는 기체·기관 정비, 전기·전자 장비 점검, 통신·항법 장비 확인, 급유와 지상장비 지원, 관제와 운항관리까지 여러 기능이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 공군 기술병은 이 거대한 운용 체계의 말단에서 실제 장비와 사람, 절차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경험한다.

항공정비 계열 병사는 간부와 정비사를 보조해 항공기 외관 점검, 공구·부품 관리, 지상지원장비 운용 보조, 정비 기록 정리 같은 업무를 맡을 수 있다. 실제 핵심 정비 판단을 부사관과 장교 등 전문 인력이 하지만, 병사도 항공기가 어떤 절차를 거쳐 이륙하고 복귀 뒤 어떤 점검을 받는지 반복적으로 보게 된다. 조종사와 정비팀, 운항 관련 부서가 어떻게 소통하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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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전자전기 계열은 항공전자장비, 통신망, 레이더·전원 장비 등과 맞닿아 있다. 전자계산·전산 계열은 부대 정보체계, 서버, 네트워크, 보안 장비 운용 지원과 연결된다. 기계·차량정비 계열은 항공기 견인차, 급유차, 지상전원장치, 정비차량 등 비행단을 움직이는 각종 장비와 가까운 업무를 맡을 수 있다. 방산 기업들이 항공정비, 레이더, 통신체계, 소프트웨어, 사이버보안 인력을 찾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경험은 지원자들이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직무 관심도를 설명하는 소재가 된다.

공군 전역자들은 비행단 생활의 장점을 바탕으로 실제 방산기업 취업 면접에서 언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국내 방산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지원씨는 “전투기 한 대가 뜨는 데 얼마나 많은 장비와 인력이 필요한지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경험이었다”며 “민간 방산기업 면접에서도 단순히 무기를 좋아한다는 말보다 군에서 장비 운용 절차를 봤다는 얘기가 더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다”고 했다.

수출 효자된 방산, 취업 시장서 주인공

이공계 학생들이 공군을 방산 취업과 연결해 보는 배경에는 K방산 호황이 있다. K방산은 2021년 말 UAE 천궁-Ⅱ 수출로 예열된 뒤 2022년 폴란드 대형 계약을 계기로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2022년 방산 수출은 M-SAMⅡ, K9 자주포, K2 전차, FA-50 경공격기, 천무 등의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며 역대 최대인 173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폴란드가 K2 전차, K9 자주포, FA-50을 대거 도입하면서 K방산은 단순한 내수 산업이 아니라 청년들이 주목하는 수출 산업으로 떠올랐다.

기업들도 항공·전자·소프트웨어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과 지상무기, 우주 발사체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고, KAI는 전투기·훈련기·헬기·위성 분야를 키우고 있다.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은 유도무기, 레이더, 전자전, 통신체계, 위성 등 첨단 무기체계 분야에서 인력을 필요로 한다. 현대로템은 K2 전차와 무인체계,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군용기 정비와 무인기·위성 분야에서 방산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 한 대기업 방산업계 관계자는 “군 복무 경험이 채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장비와 부대 운용 환경을 이해한 지원자는 면접에서 직무 관심도를 설명하기 쉽다”며 “특히 항공정비, 전자, 통신, 전산 등은 방산 기업의 실제 직무와 연결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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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군 지원 증가를 K방산 호황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병사 월급 인상,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근무 환경, 자기계발 시간, 복학 일정 등이 더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방산·항공우주 산업이 성장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군 복무를 진로 설계와 연결해 생각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것은 분명한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군병 지원율 936%…K방산 취업 노린 청년 몰린다 [조철오의 방산노트]

방위산업 기획 보도로 제411회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수년간 방산 하청업체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산업 생태계의 가장 아래층부터 그 위까지 흐름을 추적해왔습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물론 HD현대·한화오션 등 정점에 있는 기업들조차 쉽게 닿지 못한 현장의 이야기를 이곳에서 풀어냅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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