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디지털정부 혁신사례로
‘폐가전 무상 수거’ 등 15건 선정
오래된 가전제품 처리는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무게가 만만치 않고, 필요한 서류 발급 등 거쳐야할 절차가 은근한 압박이다.
한국환경공단은 이같은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민간 아파트 관리앱과 폐기물 방문수거 시스템을 활용했다. 폐가전 배출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많은 국민들이 사용하는 아파트 관리 앱에서 별도의 가입 절차없이 클릭 한 번으로 간편하게 무상수거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한국환경공단은 대형 유통업체와 협력해 전국에 1만3000개 폐가전 수거함을 설치했다. 동시에 이를 검색·조회할 수 있는 디지털 지도도 마련했다. 덕분에 이제 많은 사람들이 가까운 수거함을 찾아 폐가전을 배출하거나 ‘원클릭’으로 무상방문수거 서비스 신청이 가능해졌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한국환경공단의 혁신과 같은 우수 정부 혁신 사례를 모아 2024 정부혁신 왕중왕전 ‘디지털로 일하는 정부’ 분야 공모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행안부는 “정부혁신 왕중왕전에는 중앙정부, 지자체, 교육청, 공공기관 등이 참여해 우수 혁신사례를 발굴하고 성과를 공유해 정부 혁신 역량을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디지털로 일하는 정부 분야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선, 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업무 효율화 등의 내용을 담은 혁신 사례가 제출됐다. 행안부에 따르면 총 222개 사례가 추천을 받았고 행안부는 이 가운데 15개 사례를 우수사례로 최종 선정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선 사례에는 한국환경공단의 폐가전 디지털 무상수거 서비스와 행안부의 ‘구비서류 제로화’ 등 8개의 사례가 선정됐다. 폐가전 디지털 무상수거 서비스에 대해 행안부는 “폐가전 배출로 인한 국민 부담 비용이 635억원 가량 절감됐고, 무거운 폐가전을 옮겨야하는 불편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업무 효율화 사례’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아동학대 프로파일링 위험 예측 시스템’ 등 7개 사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스템은 인공지능 딥러닝을 아동학대 피해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딥러닝으로 관련 사건을 분석해 위험예측 모델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약 2500건의 아동사망 부검자료를 기반으로 위험예측 시스템을 제작했다. 이를 활용해 경찰에서 수사 중인 학대사망 의심 아동과 기존 사례 연관성을 분석해 학대 사망 가능성, 학대 방시 등에 대한 의견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행안부는 “아동학대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지난 해까지 연말에 한 차례 정부혁신 경진대회를 진행했다. 올해는 공공부문 혁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8~10월 세 차례 나눠서 우수 사례를 선정한 뒤 11월 최종 왕중왕을 뽑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공공부문 혁신 분위기 조성을 위해 연말에 한 번 경진대회를 개최하던 방식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정부(8월)’, ‘문제를 해결하는 정부(9월)’, ‘디지털로 일하는 정부(10월)’ 3분야로 나눠 우수사례를 선정했으며, 11월 중 최종 왕중왕을 뽑을 예정이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앞으로도 정부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국민에게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