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에서 홀로 출산한 영아를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이재욱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아동학대살해),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 대해 1심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제한 명령을 유지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부산 중구 모텔에서 혼자 분만한 뒤 검은색 비닐봉지에 태반과 탯줄로 연결된 영아를 넣어 불상의 원인으로 영아가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날 이 영아의 사체가 담긴 비닐봉지를 휴지로 덮어 쓰레기로 위장해 모텔 방안에 둔 채 도망간 혐의도 받는다.A씨는 1심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학대 이후 살인의 고의가 발생한 아동학대살해죄가 아닌 ‘살인의 고의로 아동학대’를 저질렀다는 영아살해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동학대살해죄는 2021년 3월 시행된 일명 ‘정인이법(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에 신설된 조항으로,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산모가 분만 중이거나 분만 직후의 영아를 살해했을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영아살해죄보다 형이 무겁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애초에 아동을 출산한 후 제대로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아동학대 살인죄 입법 경위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명의 절대 가치와 이를 침해한 죄질의 중대성, 피해자의 고통과 범행 방법 등은 불리한 정상이고, 항소심에 들어 아이 울음소리를 들은 것으로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며 “반성하는 점과 사실 관계 자체를 다투지 않고 인정하는 점은 유히란 정상으로 모든 정상이 원심에서도 고려됐다”고 판시했다.(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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