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산소 치료의 오해와 진실
연예인 등 이용하며 관심 ‘업’
당뇨발-일산화탄소 중독 등 중증 질환자 조직회복에 활용
‘100% 산소’ 2~4기압 환경서 흡입… 전신 70% 화상 환자 회복 사례도
최근 일부 유명인들이 건강관리 목적으로 ‘고압산소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치료법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오해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고압산소 치료는 단순한 웰빙이나 피부 미용 목적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중증 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고도의 의료기술이다. 25일 허준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병원장(화상외과 교수)을 만나 고압산소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그렇지 않다. 저스틴 비버, 손태영 권상 우 부부 등 유명인들이 건강관리 목적으로 고압산소 치료를 이용한다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병원에서 사용되는 고압산소 치료는 일시적 피부 개선이나 피로 해소를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중증 질환자의 조직 회복과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고도의 의료기술이다.” ―고압산소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마스크를 통해 100% 산소를 2∼4기압의 고압 환경에서 흡입하는 치료다. 이 과정에서 산소는 헤모글로빈뿐 아니라 혈장과 조직액에도 용해돼 손상된 조직으로 빠르게 전달된다. 이는 염증을 줄이고, 조직 회복과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체임버 내부는 일반 공기로 가압하고 산소는 마스크를 통해서만 주입하는 공기 가압 방식이 치료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통한 산소 흡입은 화재 우려도 없다.”
―치료 전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기압 변화에 대한 적응 훈련, 즉 ‘이퀄라이징’(압력 평형)이 필요하다. 비행기나 잠수 환경처럼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어 기압 적응 교육을 필수로 시행한다. 시간은 30분 정도 영상 교육과 코디네이터 간호사 교육을 통해 진행된다. 고압산소 체임버에 들어가서도 치료 중 느낄 불편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이크로 소통을 하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와 절차를 갖추고 있다. 치료 시 발화 위험이 있는 휴대전화 등 모든 전자기기와 액세서리는 반입이 금지된다. 정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면 소재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후 체임버에 입실한다.” ―어떤 질환에 사용되나.“단순한 상처 치료를 넘어 중증 질환에 폭넓게 활용된다. 화상 환자의 경우 피부 이식 후 생착률을 높이고 회복 속도를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당뇨발이나 욕창 등 난치성 상처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된다. 방사선 괴사, 두개내 농양, 감압병, 일산화탄소 중독 등에 사용되며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특히 전신 70% 화상 환자가 급성기 치료 뒤 35회 고압산소 치료를 거쳐 보행이 가능해진 사례도 있다.”
―자택용 산소 캡슐로 대체할 수 없나.
“자택용은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고압산소치료센터의 체임버는 대개 고압(최대 4기압) 공기 가압 방식, 100% 산소, 정밀한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자택용은 대부분 캡슐 형태로 1.3기압 이상 압력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가압보다는 산소만 공급하는 방식이다. 실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의학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고 의료용의 1인용 체임버를 집 안에 설치하기엔 안전장치와 비용, 무게도 만만치 않다. 고압과 순수 산소를 사용하는지는 체크해 봐야 할 것이다.”
―고압산소치료센터 특징과 앞으로 계획은….
“국내 최초로 25명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다인용 체임버를 도입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 치료 시설이다. 근골격계 질환, 만성피로, 흉터, 다이어트 등 다양한 이유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7월에 3호기 7인용 체임버를 추가로 도입한다. 3호기 체임버는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리클라이너 체어를 갖췄다. 의료진 전용 공간도 별도로 마련해 안전성을 한층 강화한다. 앞으로 고압산소치료기 리더로서 치료 가이드라인 개발, 임상 연구, 적응증 확대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연간 100억 원 이상 적자를 감수하며 화상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이유는 공익을 중심에 둔 중증 환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압산소 치료는 중증 환자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현재처럼 제한된 일부 질환에만 적용되는 건강보험 혜택이 암 치료 등 보다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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