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최연소 대통령 노보아
과반 득표 실패, 4월 결선투표
9일 대선 1차 투표를 실시한 에콰도르에서 ‘에콰도르의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 우파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38)이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당초 넉넉히 과반을 확보해 1차 투표에서 재집권을 확정지을 것이란 전망이 빗나갔다. 이를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내내 강경 통치를 거듭했음에도 정작 공약했던 강력 범죄 근절 등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이 90%인 현지 시간 10일 오전 2시(한국 시간 10일 오후 4시) 기준 노보아 대통령은 44.3%를 얻었다. 좌파 ‘시민혁명운동(RC)’의 루이사 곤살레스 당 대표(47·43.8%)를 불과 0.5%포인트 차로 앞섰다. 두 사람 모두 과반을 얻지 못해 4월 13일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결선투표의 승자는 향후 5년간 에콰도르를 통치한다.
노보아 대통령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탄핵 위기에 몰린 기예르모 라소 전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면서 치러진 대선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 2023년 11월 당시 36세로 집권해 세계 최연소 국가수반이 됐다. 그가 라소 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 2년만 수행할 수 있기에 이날 대선이 치러졌다.그는 에콰도르의 대표 무역 상품인 바나나 재벌 집안 출신이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한 후 가족 회사를 경영하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해 1월 ‘마약왕’ 호세 마시아스의 탈옥이 야기한 폭력 사태가 확산되자 60일 계엄을 선포한 후 무력으로 진압했다. 3개월 후 국민투표를 통해 군경의 권한을 확대했고 이후 전국 곳곳에 군인들을 대거 배치했다.
그럼에도 올 1월 에콰도르의 살인사건 사망자 수는 658명에 달했다. 전년 동월비 56% 증가했고 월별 사상 최고치다. 각종 강력 범죄로 조국을 등지는 국민도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 남부 국경에서 적발된 에콰도르인만 12만2000명이다.
그는 성향이 비슷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3일에는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멕시코산 상품에 27% 관세를 부과했다. 역시 멕시코산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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