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도 끄떡 없다"…美 은행, 배당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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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은행들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례 건전성 테스트(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뒤 3분기 배당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형 은행들이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견딜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한 결과다.

◇美 은행 배당금·자사주 매입 확대

"경기 침체와도 끄떡 없다"…美 은행, 배당 늘린다

1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은 3분기 배당금을 기존 주당 1.4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또 이날부터 500억달러(약 68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종료 시점은 미정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가 계획한 배당금 인상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주주들에게 지속 가능한 수준의 자본을 배분하겠다는 의미”라며 “강력한 재무 성과 덕분에 나온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은 우리가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 주주들에게 자본을 분배할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은행의 회복 탄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최근 다른 은행들도 배당금 확대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배당금을 주당 28센트로 8% 인상할 계획이다. 웰스파고는 배당금을 주당 40센트에서 45센트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모건스탠리는 분기별 배당금을 주당 1달러로 인상하고 종료일을 명시하지 않은 200억달러(약 27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이사회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배당금을 주당 3달러에서 4달러로, 씨티그룹은 주당 56센트에서 60센트로 인상한다.

미국 6대 주요 대형 은행은 최근 몇 년간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늘렸다. 2022년 660억달러이던 6대 은행의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23년 770억달러, 2024년 1060억달러로 빠르게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은행 배당금이 2019년 기록(1400억달러)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심각한 침체’ 속에서도 자본비율 유지

은행들이 배당금을 확대한 이유는 지난달 27일 Fed의 건전성 테스트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건전성 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한다. Fed의 건전성 테스트 결과는 은행들이 위험 조정 자산 대비 최소 자본을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데 사용된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더 많은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건전성 테스트 가운데 ‘심각한 침체’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7.8% 하락하고, 실업률은 1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인플레이션은 1.3%로 둔화되고 주택 가격은 33%,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하락할 것으로 설정됐다. 이 시나리오에서 미국 내 22개 은행은 5500억달러(약 747조원) 이상 손실을 견디고, 규제당국이 요구하는 최소 자본 비율인 4.5%를 초과하는 11.6%의 자본 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미셸 보먼 Fed 부의장은 “대형 은행들은 다양한 심각한 상황에 대해 회복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제이슨 골드버그 바클레이스 분석가는 올해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골드만삭스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요구되는 최소 자본 수준이 13.7%에서 10.7%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골드만삭스의 분기별 배당금 인상 폭(33%)이 가장 컸다. 웰스파고, 모건스탠리는 최소 자본 요구사항이 1%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봤다.

Fed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건전성 테스트 진행 방식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지난 4월 테스트 결과를 2년 평균으로 산정하도록 제안한 후 개편안 작업을 하고 있다. Fed는 지난해와 올해 결과를 평균하면 은행들이 최소 자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자본을 적립해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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