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수도권 전철 1호선을 타고 서울 북쪽 끝단을 지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넓게 펼쳐진 들판 사이로 경기 양주역이 나타났다. 역 인근은 대부분 빈 땅이지만 부지를 고르는 공사 차량이 활발히 오가고 있었다. 양주시는 이곳에 주거와 교통, 일자리를 두루 갖춘 자족 도시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양주역 일대를 새로운 주거 지역으로 개발하고 더 나아가서는 ‘경기 북부의 판교’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 주거·업무·공원 갖춘 자족 도시
양주시는 남쪽으로 서울 은평·종로·성북·도봉구, 경기 고양시, 의정부시와 맞닿아 있다. 북쪽은 동두천시와 포천시로 연결되는 드넓은 지역이다. 양주역세권개발사업은 시의 중앙인 양주역 인근 남방동을 중심으로 64만5465㎡ 부지에 주거·상업·업무·복합·지원시설·공원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양주시는 대우건설과 테라앤, 제일건설, 중흥토건 등 민간 기업과 4 대 6 비율로 합작회사(양주역세권개발PFV)를 설립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주택은 총 3782가구(9821명) 공급을 목표로 한다. 공동주택 용지 5곳과 복합용지 1곳에 아파트를 조성하고 단독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주거와 상업, 업무, 지원 단지는 분리해 개발하고 풍부한 녹지도 지구 내에 확보할 예정이다.
사업지에서 서울 도심까지는 대중교통, 차량 등을 통해 약 1시간이 걸린다. 도심과 직선거리로는 25㎞ 거리에 불과하지만, 직결되는 대중교통이 수도권 전철 1호선 외에는 없다시피 하다. 서울과 가까운 양주가 그동안 주거 지역으로는 상대적으로 덜 부각된 이유다.
앞으로 교통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우선 양주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인 덕정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이 연결된다. GTX-C노선은 양주시 덕정역에서 안산시 상록수역과 수원역으로 이어지는 철도다.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서울 왕십리역과 삼성역, 양재역 등 주요 업무 지구를 지나도록 설계돼 있다. 양주시는 GTX-C노선을 양주역에 추가로 정차시키기 위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양주에는 수도권 지하철 7호선 연장도 추진되고 있다. 7호선 연장선은 서울 도봉산역에서 의정부와 양주를 지나 포천까지 연결되는 노선이다. ‘도봉산포천선’으로도 불린다. 양주역세권개발사업지에서 약 4㎞ 떨어진 고읍지구에 7호선 연장선 신설역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사 지연 등으로 7호선 연장선 개통 시기는 2026년으로 미뤄졌다.
○ 분양 관심…올해 민간 임대 공급
양주역세권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분양 단지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청약에 나선 ‘양주역 푸르지오 센터파크’는 지난해 말 100% 계약을 완료했다. 718가구 모집에 3151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4.4 대 1을 기록했다. 최근 3년 동안 양주시에 공급된 단지 중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양주시 A공인 관계자는 “서울 도심 접근성이 좋고 전용 84㎡ 기준 5억원대에 분양돼 젊은 층의 관심이 컸다”고 설명했다.
중흥건설은 오는 5월 양주역세권 A2블록에 526가구 규모의 민간임대 아파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양주역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 조성되며, 단지 바로 옆으로 양주역 푸르지오 센터파크가 들어서고 있다. 중흥건설은 11월에는 1블록에 짓는 민간임대 아파트(624가구)를 선보일 방침이다. 양주역에서 약 1㎞ 떨어져 있으며 양주시청, 양주시의회 등 관공서와 붙어 있다.
김소현/한명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