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없는 빚 부담 지울 것이라며
“의회는 美 파산하게 만들고 있다” 비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에서 내려온 지 4일째에 공화당이 주도하는 감세법안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3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안하지만, 나는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 예산안은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이 법안에 찬성한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당신들은 스스로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4분 뒤에 또 다른 글에서 “감세법안은 이미 거대한 규모인 예산 적자를 2조5000억달러로 급증시키고, 미국 시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빚 부담을 지울 것”이라며 “의회는 미국을 파산하게 만들고 있다”(Congress is making America bankrupt)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머스크의 비판이 별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머스크의 발언에 관한 질문에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가 이 법안에 어떤 입장인지 이미 안다”라며 “그것은 대통령의 의견을 바꾸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하나의 크고 훌륭한 법안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 직후 DOGE 수장으로 임명돼 연방 정부 구조조정과 예산·지출 삭감을 진두지휘했고, 지난달 30일 130일간의 활동을 끝내고 임기 종료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날 고별식을 열고 머스크에게 ‘황금 열쇠’를 선물로 건넸다.
하지만 머스크는 DOGE 임기 종료를 알리기 전날 밤 공개된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거론하며 “재정적자를 키우는 대규모 지출 법안을 보게 되어 실망했다”고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법안이 DOGE 팀이 그간 해온 일을 망치는 것이라며 “하나의 법안이 크거나 아름다울 순 있지만, 둘 다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달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이름 붙인 감세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왔으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