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와 관련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범정부 차원에서는 관련 제도 개선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올해 7월 공개될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장특공제를 포함한 대대적인 ‘부동산 세제 개혁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서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은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 폐지를 검토한 적이 없다”며 “실거주자나 불가피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혜택 유지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장특공제를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오로지 장기보유했다는 사유만으로 양도세를 대폭 깎아주는 제도”라며 “(국민의힘의 세금 폭탄 주장은) 명백한 거짓 선동”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메시지가 장특공제 전면 폐지가 아니라, 거주 의사 없이 투기 목적으로 고가주택을 장기 보유하는 경우까지 실거주자와 동일한 혜택을 주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문제의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 발언이 사실상 장특공제 폐지 신호라고 보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집값 중위 가격이 약 12억 원 수준인데 공제가 사라지면 서울 시민 절반 이상은 이사하면 재산이 날아간다”며 사실상 이사를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1주택자 장특공제 폐지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정부 내에서는 꾸준히 문제의식을 내놨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를 포함해 보유세를 개편하는 대책을 준비중”이라면서, 장특공제에 대해 “집값이 그렇게 많이 올랐는데, 그분들이 낸 세금을 월급쟁이들이 낸 세금과 비교하면 말이 안 되는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세제를 손질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흔히 똘똘한 한 채라고 했을 때, 10억짜리 한 채도 있고, 50억, 100억짜리 한 채도 있다. 그런데 다 똑같은 한 채라서, 장기 보유하면 다 똑같이 80%까지 공제해준다. 이 방법이 효과적인지, 조세 형평에 맞는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다”면서 보유세와 양도세 과표구간과 누진세율 세분화를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장특공제 개편의 정도가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줄 것으로 보고있다. ‘1주택=실수요자’로 간주해 보호했던 세제 정책의 방향이 달라지는 데다 적용 대상자들도 많아서다.
장특공제는 1주택자가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집을 매도할 경우 양도 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 세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현재는 보유기간(40%)과 거주기간(40%)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된다.
장특공제는 1988년 투기 수요 차단을 위해 양도세율을 보유 기간별로 차등 적용하고 과세표준의 구간별 세율을 누진 체계로 변경하는 양도세 강화방안을 통해 도입됐다. 세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문제를 방지하고 세부담이 커 집을 팔지 못하는 매물 잠김 현상을 막자는 취지였다. 양도차익 중에는 단순한 물가 상승률에 따른 명목상의 이익도 포함돼 있으니 이를 공제해주자는 의미도 있었다.
정부의 제도개편 방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양도세나 보유세가 강화되더라도 학교, 직장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인한 일시적 비거주 주택은 예외로 인정해줄 것으로 보인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 10명이 1주택자 장특공제 폐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재정경제부는 작년 10·15대책 발표 후 곧바로 보유세와 양도세를 포함한 세제 개선에 관한 연구용역과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중이다. 이르면 올해 7월 공개될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이재명 정부가 구상하는 대대적인 ‘부동산 세제 개혁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1 week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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