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찰리 반즈가 29일 키움전에서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롯데 유강남이 득점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롯데 자이언츠가 적진에서도 영웅 사냥꾼의 면모를 뽐냈다. 힘을 잃었던 찰리 반즈가 에이스의 면모를 뽐내자 타선에선 불 같은 화력으로 힘을 보탰다.
롯데는 2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9-3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17승 13패 1무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18일부터 이어온 키움전 불패 기록을 6경기로 늘렸다. 올 시즌엔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키움은 2연승 뒤 패배하며 11승 21패를 기록했다.
롯데는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나승엽(1루수)-윤동희(우익수)-전준우(좌익수)-손호영(3루수)-유강남(포수)-전민재(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투수는 에이스 찰리 반즈.
키움은 이날 상대 에이스 선발 투수 반즈를 맞아 임지열(지명타자)-최주환(1루수)-루벤 카디네스(우익수)-송성문(2루수)-오선진(유격수)-원성준(좌익수)-박수종(중견수)-김재현(포수)-고영우(3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2년 차 김윤하.
1회말 키움 카디네스가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
키움 선발 김윤하. |
1회말 키움의 방망이가 먼저 시동을 걸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카디네스가 찰리 반즈의 시속 131㎞ 체인지업을 걷어 올렸고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5m 대형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번째 홈런.
롯데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회초 선두 타자 황성빈이 중전 안타 후 도루 실패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롯데는 2회 첫 타자로 나선 윤동희의 중전 안타에 이어 전준우의 볼넷, 손호영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기회를 잡았고 유강남이 초구부터 김윤하의 직구를 노린 듯 과감히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는 3루수 키를 넘어가는 좌익선상 2루타가 되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전민재의 좌전 안타까지 나오며 1사 1,3루 기회가 이어졌고 황성빈의 2루수 땅볼 때 추가점을 냈다.
2회 이후 김윤하가 호투를 펼쳤다. 6회엔 안타 2개와 볼넷까지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고승민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지워냈다.
반대로 김윤하가 물러나자 롯데에 기회가 찾아왔다. 7회초 바뀐 투수 오석주를 두들겼다. 레이예스는 우중간 2루타로 밥상을 차렸고 1사에서 윤동희의 좌중간 2루타로 1점, 전준우의 우측 펜스 직격 2루타로 다시 1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롯데 손호영이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
롯데 전민재가 7회초 양지율의 투구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고 있다. |
키움은 흔들리는 오석주 대신 양지율을 투입했으나 롯데의 손호영이 중전 안타로 주자 2명을 더 불러들여 6-1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롯데에도 악몽이 드리웠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트레이드로 합류해 타격 1위를 달리며 '복덩이'로 불린 전민재가 양지율의 시속 140㎞ 빠른 공에 머리를 맞은 것. 전민재는 쓰러진 뒤 일어서지 못했고 결국 앰뷸런스가 그라운드로 투입됐다. 전민재는 들것에 실려 앰뷸런스에 몸을 옮겼고 검진을 위해 인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으로 이송됐다.
흔들릴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롯데의 마운드는 반즈가 든든히 지켰다. 반즈는 1회초 카디네스에게 좌월 대형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피홈런 이후 7회 1사까지 19타자를 상대로 노히트 피칭을 펼쳤다. 예리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만으로 6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7회 1사에서 오선진에게 안타를 내준 뒤 포일까지 더해 홈런을 제외하면 이날 처음으로 2루에 주자를 올려보냈지만 원성준을 우익수 뜬공, 박수종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스스로 위기를 탈출했다.
8회 롯데는 더 달아났다. 선두 타자 고승민의 볼넷을 시작으로 상대 폭투, 나승엽의 1타점 2루타, 전준우의 쐐기 1타점 적시타로 8-1로 점수 차를 더 벌렸다.
역투를 펼치는 롯데 선발 반즈. |
추가 적시타를 날린 전준우가 기뻐하고 있다. |
반즈가 내려가자 롯데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8회말 마운드에 김상수가 등판했으나 연속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에서 송재영에게 공을 넘겼다. 송재영은 송성문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실점하자 이번엔 이날 콜업된 구승민을 불러올렸다. 구승민 또한 오선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줘 다시 1실점을 허용했다. 거기까지였다. 구승민은 원성준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지워냈다.
9회초 롯데는 정보근의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에 이어 이호준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정훈의 2루수 땅볼 때 한 점을 더 달아나며 9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구승민은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구승민은 세 타자를 깔끔히 돌려세우며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반즈는 7이닝 동안 95구를 던져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 초반 부진하며 높아졌던 평균자책점(ERA)을 5.67에서 4.91까지 크게 낮추며 시즌 3승(4패) 째를 수확했다.
17안타가 터진 타선에선 유강남과 손호영이 2안타 2타점씩을 기록했고 황성빈과 윤동희, 전준우, 전민재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장식하며 화력을 보탰다.
키움 김윤하는 2회 3실점을 하고도 6회까지 98구 10피안타 3볼넷 2탈삼진 3실점하며 시즌 2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승리 없이 6패 째를 떠안았지만 ERA는 6.51에서 6.15로 낮췄다.
8회말 등판해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탠 구승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