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민권 없는 청소년의 우정과 갈등… 연극 ‘생추어리 시티’ 한국 무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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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극 ‘생추어리 시티’에서 무대 가운데 쌓아 놓은 판자들은 미등록 이민자 자녀인 G(오른쪽·이주영)와 B(왼쪽·김의태)의 일시적인 안식처가 되지만 결국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진다. 두산아트센터 제공

연극 ‘생추어리 시티’에서 무대 가운데 쌓아 놓은 판자들은 미등록 이민자 자녀인 G(오른쪽·이주영)와 B(왼쪽·김의태)의 일시적인 안식처가 되지만 결국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진다. 두산아트센터 제공
미등록 이민자의 자녀로 미국에 살고 있는 두 청소년 G와 B. G는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B는 어머니가 미국을 떠나 혼자 생계를 꾸려야 한다. 집에서도 사회에서도 ‘시민권’이 없어 기댈 곳 없는 두 아이는 서로 의지하며 가까워진다. 그러다 G가 대학 진학에 성공하고 시민권을 얻게 된다. 굳건했던 둘의 관계에는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데….

연극 ‘생활의 비용’으로 2018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마티나 마이옥 작가가 미등록 이민자로서의 경험을 담아낸 ‘생추어리 시티’가 한국 무대에 올랐다. 폴란드 출신 미국인인 마이옥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미국으로 이주해 뉴저지주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한국에서는 이오진이 연출을 맡고 배우 이주영 김의태 아마르볼드가 출연한다. 22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다.

총 2막으로 구성된 극은 1막에서 장면이 빠르게 전환된다. 두 인물이 미등록 이민자로서 부딪히는 ‘현실’과 서로를 위하는 소년 소녀의 ‘우정’을 짧은 대화로 교차하며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무대 한가운데 불편하게 쌓여 있던 나무판자들이 눈길을 끈다. 이 판자들은 막이 전환될 때 하나씩 조립되며 2막에서 집으로 변한다.

3년의 세월이 흘러 시민권을 가진 대학생 G가 B의 앞에 다시 나타난다. 두 사람은 ‘안식처’(생추어리 시티)를 찾았을까? 이미 다른 연인이 생긴 B에게 G는 자신과 결혼해 시민권을 얻으라고 제안한다. B가 팍팍한 현실에 ‘위장 결혼’을 결심하자 B와 G, 그리고 B의 연인 헨리의 각기 다른 욕망과 질투가 충돌하며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해당 연극은 ‘지역’을 주제로 하는 ‘두산인문극장 2025’의 첫 시리즈. 사랑과 우정이란 보편적 이야기로 ‘지역 사회 구성원의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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