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외교안보 정책은 실종…'네거티브 난타전' 된 마지막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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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승부처라던 TV토론> 시민들은 시큰둥 6·3 대선 TV 토론이 열린 27일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 승부처라던 TV토론> 시민들은 시큰둥 6·3 대선 TV 토론이 열린 27일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을 1주일 앞둔 27일 열린 마지막 대선 주자 TV 토론에서 후보들은 상대의 약점을 꺼내 들며 네거티브 공방에 집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윤석열 아바타”라고 주장했고, 김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범죄 우두머리”라고 맞받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과거 했던 과격한 발언들을 지적하며 공세를 펼쳤다. 정책 대결 없이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면서 이날 주된 토론 주제인 ‘정치 양극화 해소’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계엄 당일 샤워” VS “허위 사실”

이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3차 대선 토론(정치 분야)에서 후보들은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내란 옹호’ 대 ‘방탄 독재’ 프레임 대결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해 “내란 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핵심 중의 핵심 측근 윤상현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받았다가 내부 분란 때문에 그만둔 것 같다”며 “김 후보는 내란 세력 그 자체, 그 일원 혹은 최소한 내란 세력을 비호하는 세력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윤석열 아바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이 후보야말로 부패, 부정, 비리, 범죄의 우두머리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며 “(이 후보는) 자기 재판받지 않으려고 재판하는 대법원장까지 탄핵하고 청문회를 열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다수 정당을 발판으로 대통령, 총리, 감사원장을 탄핵하고 31명을 탄핵했다”며 “이것이 이재명 후보의 괴물 정치, 괴물 독재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후보는 “민주당 보고 ‘독재한다’ 이야기하는데, 거부권을 (윤석열 전) 대통령이 41번 행사했다”며 “우리가 탄핵을 서른몇 번 했다는데 사실이 아니고, 13명인가 14명인가 정도밖에 안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서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당일 행적을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술 드시다가 집에 가서 샤워하고 시간 끌고 있었다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데 해명해 달라”며 “너무 여유롭지 않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국회에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는 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맞받았다.

◇과거 언행·논란도 총동원

논란이 됐던 각 후보 관련 의혹도 줄소환됐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예전 트위터(현 X)를 하면서,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한테 달려들어서 직접 비난했다”며 ‘화장실 가서 대변기에 머리 넣으세요’ ‘수준 낮은 일베만 보면 짝짝이 눈에 정신지체가 될 수 있다’ 등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또 “이재명 후보께선 과일만 2791만원어치 사셔서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과일 평균가는 1㎏에 1만원인데 2800만원어치 과일을 2년간 2.8t을 드신 것”이라며 “집에 코끼리를 키우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검찰의 엉터리 기소”라고 했다.

당초 이날 토론은 정치 분야를 주제로 한 마지막 토론인 만큼 개헌 방향과 여야 협치 복원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후보들이 서로를 향한 공세 수위만 높이면서 정책 대결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주어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거나 상대의 답변을 아예 듣지 않으려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토론이 사회자 개입 없이 각 후보가 정해진 시간 동안 주도권을 잡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각자 할 말만 하는 토론이 됐다”며 “각자 공격하고 상대의 말은 끊는 패턴만 반복되면서 공약 비교는 요원해졌다”고 지적했다.

정소람/양현주/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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